백악관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당내 경선과정에서 특정 후보를 밀기 위해 경쟁후보의 경선 참여 포기를 종용했다는 ‘외압설’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3일 유에스에이투데이 등 미국 언론들은 “짐 메시나 백악관 비서실 부실장은 지난해 9월 앤드루 로마노프 전 콜로라도 주 하원의장에게 전화를 걸어 연방 상원의원 당내경선 출마를 포기하면 그의 몫으로 줄 연방정부 직 세 곳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현역 의원인 마이크 베닛 콜로라도 주 상원의원을 낙점한 터라 백악관이 당내 경쟁자인 로마노프 전 의장을 주저앉히려고 ‘정치공작’을 했다는 것.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메시나 부실장이 전화를 건 것은 사실이지만 맥락은 좀 다르다고 해명했다. 기브스 대변인은 “로마노프 전 의장은 2008년 11월 대통령 선거 직후 정권인수위원회에 미국 국제개발처(USAID) 처장직 공모에 지원했고, 오바마 정권 출범 뒤에는 백악관 직원에게 전화로 이 문제를 체크까지 했다”고 밝혔다. 메시나 부실장이 로마노프 전 의장에게 전화를 한 이유는 그때까지도 USAID 처장 자리가 공석이었던 터라 로마노프 전 의장이 여전히 그 자리에 관심이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한 차원이었다는 설명.
하지만 워싱턴 정가의 시선은 곱지 않은 편이다. 특히 이번 보도는 백악관이 공화당에서 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긴 앨런 스펙터 상원의원(펜실베이니아)의 경선 승리를 밀어주기 위해 유력 경쟁자였던 조 세스택 하원의원의 출마를 저지하려 했다는 의혹이 드러난 직후에 나온 것이다. 스펙터 의원 밀어주기에는 백악관의 요청을 받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직접 나섰지만 정작 스펙터 의원은 오바마 대통령의 후광을 업고도 세스택 의원에게 당내 경선에서 패했다.
공화당은 당장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가 필요하다며 독립적인 조사위원회 설치를 주장하고 나섰다. 새로운 파문의 당사자인 베닛 의원과 로마노프 전 의장 사이에 치러질 8월 민주당 콜로라도 주 연방 상원의원 경선이 펜실베이니아 경선의 재판이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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