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사장-에다노 관방-센고쿠 재무상-노다 발탁
오자와 반발… “참의원 선거후 직접 나서겠다”
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신임 총리가 5일 내각과 핵심 당직 인사를 발표했다. 예상대로 반(反)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성향의 인물이 전면에 배치됐다. 총리의 국정 장악력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정의 연속성 차원에서 11명의 각료가 유임됐다. 간 내각은 8일 공식 출범한다.
○ 반오자와 뚜렷…여론은 환호
정권 2인자로 불리는 당 간사장엔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행정쇄신상이, 내각을 관장하는 관방장관엔 센고쿠 요시토(仙谷由人) 국가전략상이, 경제사령탑인 재무상에는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재무부대신이 발탁됐다. 모두 반오자와의 상징적 인물이다. 국가전략상에 기용된 아라이 사토시(荒井聰) 총리보좌관도 오자와와 가깝지 않다.
총리 측근조차 “오자와를 이렇게까지 적으로 돌려서는 곤란하다”는 우려가 나올 정도였다. 오자와 그룹도 “에다노가 돈과 조직에 대해 뭘 아느냐. 너무 심한 것 아니냐”며 강력 반발해 간사장 인사가 한때 보류됐다. 간 총리는 “간사장은 선거과정에서 총리보다 논쟁에 나서야 할 일이 많다. 에다노는 선거의 얼굴로 바람직하다”며 밀어붙였다. 에다노가 정책통에다 대중적 인기가 높은 논객임을 높이 산 것이다. 40대 초반으로 미모의 스타 정치인인 렌호(蓮舫) 참의원 초선의원을 행정쇄신상으로 발탁한 것도 선거를 의식한 인사다.
그러나 일각에선 에다노와 센고쿠가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국토교통상 그룹이라는 점을 들어 “웬 마에하라 내각이냐” “권력 핵심에 총리를 위해 몸을 던질 사람이 과연 있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여론은 반겼다. 아사히신문이 4, 5일 실시한 긴급 여론조사에서 참의원 비례대표 선거에서 민주당에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33%로 자민당(17%)의 2배에 가까웠다. 불과 일주일 전엔 나란히 20%였다. 간 총리에게 기대한다는 응답은 59%.
간 총리는 또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내각의 각료 17명 중 11명을 유임시켜 국정을 연속적으로 이끌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특히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외상과 기타자와 도시미(北澤俊美) 방위상의 유임은 후텐마(普天間) 기지 이전과 관련한 미일 공동성명을 그대로 실천하겠다는 의미다. 간 총리는 6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전화회담을 갖고 후텐마와 관련해 “양국 합의를 기본으로 확실히 대처하겠다”고 약속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가 예정했던 12일 중국 상하이(上海)엑스포 방문 일정도 그대로 이행하는 쪽으로 검토 중이다.
○ 오자와, “9월에 보자”
오자와 전 간사장의 반발은 노골적이다. 그는 총리 선출 당일인 4일 밤 자파 모임에서 “진짜 승부는 9월이다”며 반격 의지를 다졌다. 그는 자신의 지역구에 보낸 영상 메시지에서도 “참의원 선거 후에는 직접 선두에서 진짜 개혁을 이끌겠다”며 당 대표와 총리에 도전할 의향을 내비쳤다. 민주당은 중도 퇴임한 하토야마의 당대표 잔여임기가 끝나는 9월에 다시 대표 및 총리를 선출한다.
간 총리는 이를 감안해 당 대표 경선에서 오자와의 지지를 받았던 다루토코 신지(樽床伸二) 중의원 환경위원장을 당 국회대책위원장에 내정하고 오자와 그룹의 하라구치 가즈히로(原口一博) 총무상과 고시이시 아즈미(興石東) 참의원 의원회장을 유임시키는 유화책을 폈다. 그러나 오자와가 칼을 가는 한 9월까지는 불안정한 정국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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