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로 향하던 국제구호선을 이스라엘 해군이 공격한 사건 이후 결렬 위기에 처한 중동 평화협상의 불씨를 되살리기 위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전면에 나섰다.
오바마 대통령은 9일 백악관에서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을 만나 4억 달러 지원을 약속하며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봉쇄정책이 완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현 가자지구 상황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평가한 뒤 “무기 반입은 금지하더라도 팔레스타인 주민의 일상생활과 경제발전에 필요한 물품은 허용하는 방향으로 이스라엘의 봉쇄정책이 수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압바스 수반과 나는 이스라엘의 안보를 위협하는 무기가 (가자지구로) 반입되는 것을 막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며 “이와 동시에 우리는 가자지구 주민이 그들의 열망과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이미 이스라엘 정부와 이와 관련한 협의를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백악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오바마 대통령은 가자지구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관련 정책의 중대한 변화를 요구했다”며 “이는 가자지구 주민들이 좀 더 나은 삶과 기회를 누리고 팔레스타인독립국가 건설에 동참할 기회를 보장하겠다는 미국의 약속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회담과 관련해 중동 평화협상 복귀를 거부하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도록 설득하고, 이스라엘에는 오바마 행정부가 이스라엘의 국익을 최우선으로 다루고 있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알리는 데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나섰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스라엘은 이날 그동안 금지해온 식료품의 가자지구 내 반입을 허용하기로 하는 등 봉쇄정책을 일부 완화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감자칩과 과자, 향신료, 음료수 등 일부 식료품 반입은 허용했으나 가자지구 주민들이 절실히 필요로 하는 시멘트와 철강 등 건축자재 반입은 여전히 금지해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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