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경이 1000km에 이르는 거대한 라디오전파 우주망원경이 12일부터 유럽에서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로파(LOFAR)’라는 약칭의 이 망원경은 일반적인 천체망원경과 달리 하나의 거대한 접시가 아니다. 네덜란드 영국 프랑스 독일 스웨덴 등 5개국 과학자들이 공동 참여해 약 2억 달러를 들여 각국에 설치한 높이 0.5∼2m인 안테나 2만5000여 개를 연결해 만든 것이다. 이 망원경으로는 파장이 30m에 이르는 전파까지 잡을 수 있다. 이렇게 긴 파장의 전파 영상은 흐리기 때문에 이 영상을 선명하게 하는 유일한 길은 수백 km 이상에 걸쳐 분산된 광대한 안테나를 건설하는 것이다.
이 망원경의 목적은 우주의 대폭발(빅뱅) 이후 약 8억 년간 계속된 것으로 추정되는 우주의 ‘암흑기’를 연구하는 것. 과학자들은 이를 활용해 빅뱅이 일어난 환경 연구, 우리 은하계 및 이웃 은하계의 자기장 지도 완성, 지구 대기로 유입되는 고에너지 입자 검출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동시에 다른 은하계에 생명체가 있는지도 중요한 연구대상이다.
이런 연구에 전파망원경이 사용되는 이유는 전파가 광파보다 파장이 길고 속도가 느려 일반 광학 망원경으로 뚫고 지나가기 어려운 우주 먼지 구름을 투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137억 광년이나 되는 우주의 맨 가장자리로부터 오는 전파는 전자기 스펙트럼의 붉은 쪽 끝을 향해 퍼지는 ‘적색편이’를 일으키기 때문에 광학망원경으로는 관측이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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