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사월간지 애틀랜틱 인터넷판이 14일 제기한 도발적 문제제기다. 앞서 뉴욕타임스는 이날 신문 1면에 ‘미국, 아프가니스탄에서 방대한 광물 자원 확인’이라는 기사를 실었다. 아프간에 철 구리 코발트 금은 물론 리튬 같은 희귀광물이 자그마치 1조 달러어치나 묻혀있다는 것을 미 국방부가 확인했다는 내용이다. 문제는 애틀랜틱 측이 확인해 보니 이는 구문(舊聞)이라는 것.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면 거의 같은 내용을 쉽게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애틀랜틱뿐만 아니다. 격월간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도 ‘잠깐만, 아프간이 리튬의 사우디아라비아라고?’라는 인터넷판 기사에서 “뉴욕타임스 기사를 읽어보면 특종이라면서도 (새롭게) 눈에 띄는 내용이 거의 없다”며 “미 지질조사국(USGS)의 2007년 아프간 광물자원 조사 사이트와 아프간 광업부의 아프간 지질조사 사이트 등에 이미 나와 있는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굳이 새로운 뉴스를 찾는다면 ‘1조 달러어치’라는 추정뿐이다. 하지만 이 또한 근거는 희박하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왜 뉴스의 출처인 미 국방부는 이미 알려진 사실을 희대의 발견인 양 뉴욕타임스에 알렸을까. 애틀랜틱과 포린폴리시는 기사가 나온 시기를 눈여겨보아야 한다고 분석했다.
최근 미국의 아프간전쟁 상황은 나아지는 것이 없었다. 탈레반 근거지인 칸다하르 대공세는 아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정부의 비협조로 교착 상태이고, 대탈레반 전략의 주요 협력국인 파키스탄 정부 내에는 여전히 탈레반과 밀착된 인물이 암약하고 있다는 등 부정적인 보도가 잇따랐다. 이에 따라 대탈레반 전략이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여론이 높아지자 국방부가 뉴욕타임스를 빌려 불리한 아프간 전황에서 대중의 관심을 새로운 곳으로 돌리고, 아프간의 미래가 밝다는 점을 부각하려 한 의도가 숨어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한편 이에 대해 미 국방부는 이날 오후 기자브리핑에서 “USGS의 2007년 예비조사를 토대로 국방부가 지난해 여름부터 구체적인 현장조사를 벌여 얻은 결과”라며 “1조 달러도 2009년 12월 시장자료를 토대로 추산했다”고 해명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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