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수치여사에게 자유를”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19일 03시 00분


65회 생일맞아 각국서 석방 촉구행사

미얀마 민주화의 상징 아웅산 수치 여사가 가택연금 상태에서 65번째 생일을 맞았다. 수치 여사의 생일인 19일을 맞아 세계 각지에서 지지자들의 기념행사도 열렸다. 각국 언론들도 이날을 맞아 쿠데타로 미얀마에 군정이 출범한 이후 20년 중 14년을 감옥생활과 연금 상태로 보낸 수치 여사를 재조명하며 미얀마 민주화에 관심을 보였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수치 여사가 생일을 맞아 “당신들의 자유를 우리의 자유를 촉진하는 데 써 달라”는 내용의 서한을 세계를 향해 보냈다고 18일 보도했다. 수치 여사의 한 측근 인사를 통해 각국 언론에 보내진 서한에는 “우리는 자유에 굶주려 있고 누군가가 우리에게 자유를 가져다주길 기다리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미얀마에서는 올 10월 20년 만에 총선이 열리지만 수치 여사의 삶에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미얀마 군정이 3월 야당의 반발 속에서 강제로 통과시킨 새 선거법은 전과자가 없는 정당만이 선거에 참가할 수 있다. 군정은 나아가 이 법에 근거해 수치 여사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을 강제해산시켰다. NLD의 회원들은 수치 여사의 생일을 기념해 19일 미얀마 각지에 묘목 2만 그루를 심을 예정이다. NLD 당원 민조우 씨(29)는 18일 AFP통신에 “그녀는 우리의 모범이었으며 우리는 계속 그를 신뢰하고 석방되길 항상 기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NLD 회원들은 또 그녀의 생일을 맞아 미얀마 인권 개선에 힘을 보태 달라는 내용의 서한을 전 세계에 보내는 운동을 펴고 있다. 양곤 북부에서는 수치 여사의 지지자들이 모여 생일 파티를 열지만 가택연금에 처해 있는 수치 여사는 참가할 수 없다.

영국 런던의 미얀마대사관 앞에서는 18일 수치 여사의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가 열렸다. 미국 워싱턴 의회의사당 앞에서도 19일 수치 여사를 지지하는 집회가 열릴 예정이다. 태국 방콕에서 같은 날 케이크 자르기 행사가 열리는 등 유럽과 아시아 국가 곳곳에서 그녀의 생일 행사가 열린다.

한편 영국 일간 가디언은 18일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수치 여사의 젊은 시절 사진들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이 사진들은 1997년 전립샘암으로 사망한, 수치 여사의 영국인 남편 마이클 애리스 씨가 소장하고 있던 것들이다. 1988년 수치 여사가 미얀마에 귀국한 뒤 이 부부는 1995년 성탄절 때 딱 한 번 만났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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