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5년간 폴란드를 이끌어갈 새로운 지도자를 선출하는 대통령 선거가 20일 전국 2만600여 곳의 투표소에서 일제히 실시됐다.
4월 러시아에서 일어난 비극적인 비행기 추락사고로 숨진 레흐 카친스키 전 대통령의 후임자를 선출하는 이번 대선은 집권 ‘시민강령(PO)’ 소속 브로니스와프 코모로프스키 대통령 권한대행과 숨진 카친스키 전 대통령의 일란성 쌍둥이 형인 ‘법과 정의당(PiS)’ 소속 야로스와프 카친스키 전 총리 간 맞대결로 승부가 가려지게 됐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코모로프스키 후보가 42%의 지지율로 앞서가는 가운데 카친스키 후보가 지지율 31%를 기록하며 그 뒤를 좇고 있다. 나머지 후보 8명은 한참 뒤져 있다.
이날 선거에서 코모로프스키 후보가 과반수를 득표하지 못하면 다음 달 4일 2위 득표 후보와 결선투표를 치러야 한다. 출구조사 결과는 20일 오후 8시(한국 시간 21일 오전 3시) 투표 종료와 함께 공개될 예정이다.
의원내각제를 채택한 폴란드는 총리가 국정을 책임지는 구조이지만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에 따라 △유로존(유로화 사용 국가) 편입 △사회복지 개혁 △아프가니스탄 전쟁 파병 중단 등 주요 국가정책이 크게 바뀔 것이라고 AP통신 등 외신들은 분석했다. ‘PiS’ 소속이었던 카친스키 전 대통령도 대통령 거부권을 활용해 ‘시민강령’ 소속인 도날트 투스크 총리가 추진한 복지제도 수술과 국영기업 민영화 등 여러 개혁입법 시도를 막아 왔다.
친(親)유럽연합(EU) 성향의 코모로프스키 후보는 투스크 총리와 협력해 5년 내에 유로화를 받아들이겠다고 공약했다. 또한 시장친화적인 방향으로 개혁을 추진하고 국민에게 인기가 없는 아프간전쟁 파병을 끝내겠다고 밝혔다.
반면 EU에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민족주의 성향의 카친스키 후보는 “폴란드 화폐 사용을 포기하는 시간표를 만드는 것은 너무 이르다”라며 유로존 편입에 반대하고 있다. 카친스키 후보는 아울러 범죄 및 부패와 싸우는 한편 강한 복지국가를 지켜내기 위해 시장개혁을 축소하겠다고 공약했다.
카친스키 후보는 원래 강경 보수주의자로 알려졌으나 쌍둥이 동생의 사망 이후 중도적인 입장으로 돌아서 ‘타협의 인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코모로프스키 후보는 자신이야말로 국가 통합의 적임자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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