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대법원이 유전자조작작물(GMO) 관련 소송에서 세계 최대 GM 종자기업 몬산토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21일 몬산토가 자사의 제초제에 내성을 갖도록 유전자 조작을 한 사료작물 ‘라운드업 레디 알팔파’ 씨의 판매와 재배를 전면 금지한 원심을 파기했다고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이 전했다. 이번 판결은 GMO 관련 미 연방대법원의 첫 판결로 향후 관련 판결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은 이날 라운드업 알팔파 씨를 심었을 때 재래종 알팔파 및 유기농법으로 재배한 알팔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방정부가 환경영향평가를 마칠 때까지 라운드업 레디 알팔파 씨 판매와 재배를 금지한 하급심의 판결을 7 대 1로 파기했다. 대법관 9명 중 1명은 기권했고, 이달을 끝으로 은퇴하는 존 폴 스티븐스 대법관은 반대했다.
대법원은 결정문에서 “1심에서 내린 금지 결정은 너무 광범위하고 불필요하다는 점에서 재량을 남용했다”고 밝혔다. 이번 대법원 결정으로 미 농무부는 라운드업 레디 알팔파 씨를 재래종 알팔파에 위협을 주지 않는 고립된 지역에서 ‘임시재배(interim planting)’를 하도록 허락할 수 있게 됐다. 영양이 풍부한 알팔파는 미국에서 4번째로 재배면적이 넓은 사료용 건초 원료다.
식량안보센터(Center for Food Safety)를 비롯한 환경 관련 시민단체들은 라운드업 레디 알팔파 씨가 시판된 2005년 미 농무부가 이와 관련한 동물 및 식물 영향평가 조사를 충분히 실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농무부와 몬산토를 상대로 판매 및 재배 금지 소송을 제기했다. 2007년 샌프란시스코 지방법원과 2009년 항소법원은 원고 측의 손을 들어줬다. 원고 측은 라운드업 알팔파가 재래종 및 다른 농산물과 교배되면서 제초제 내성이 강한 슈퍼 잡초의 출현을 촉진하는 등 생태계 질서를 어지럽힌다고 주장했다.
베트남전에서 미군이 사용한 고엽제 ‘에이전트 오렌지’를 만든 몬산토는 이후 심각한 고엽제 후유증 환자가 속출하자 ‘죽음을 부르는 기업’이라는 오명을 얻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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