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역사상 최장기 전쟁(104개월)으로 기록된 아프가니스탄전쟁이 갈 길 바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발목을 단단히 붙잡고 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이 자신을 비판한 스탠리 매크리스털 전 아프간주둔 미군사령관을 23일 전격 경질한 이후 부정적 여론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드러나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부담이 커지고 있다.
시사주간 뉴스위크가 최근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오바마 행정부의 아프간 전략에 반대하는 응답자가 53%로 조사됐다. 올해 2월 조사 때는 반대한다는 응답이 27%에 머물렀는데 불과 4개월 만에 반대가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찬성은 55%(2월 조사)에서 37%로 뚝 떨어졌다. 매크리스털 전 사령관을 경질한 오바마 대통령의 결정에 대해서는 찬성이 50%로 반대 35%보다 많았다. 이번 여론조사는 23, 24일 양일간 성인 964명을 대상으로 전화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미 언론은 이 같은 변화를 가져온 주요 원인으로 ‘매크리스털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뉴스위크는 아프간전을 일선에서 지휘해온 매크리스털 전 사령관의 경질을 계기로 아프간전에 대한 회의론이 증폭됐고, 군 통수권자인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믿음이 약해졌다고 분석했다. 일간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도 많은 국민이 매크리스털 경질에 동의하면서도 이 사건 이후 오바마 행정부의 아프간 전략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전쟁 승리 전망도 어두워졌다. 미국이 아프간전 및 테러와의 전쟁에서 승리하고 있다고 보는 국민보다는 밀리고 있다고 인식하는 국민이 훨씬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아프간전과 테러와의 전쟁에서 미국이 지고 있다고 대답한 응답자는 각각 46%와 43%에 이른다.
이 밖에 오바마 행정부의 경제 정책과 멕시코 만 원유 유출사고 대응에 대해 각각 58%와 60%가 부정적 견해를 밝혔고, 오바마 행정부가 심혈을 기울인 금융개혁(찬성 36%, 반대 53%)과 건강보험개혁(찬성 43%, 반대 51%)도 반대가 절반을 넘었다.
뉴스위크는 이 같은 여론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여당인 민주당이 11월 중간선거에서 다수당을 유지하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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