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22세, 나이속인 미인대회우승자 덜미잡혀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29일 12시 51분


5살 어리게 나이를 속여 영국의 미인대회 '미스 잉글랜드' 지역 예선 우승자가 된 27세 여성이 덜미를 잡혔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이달 초 잉글랜드 남서부 콘월주의 미인대회에서 1등을 차지한 로라 아네스가 나이와 거주지를 속인 것으로 밝혀져 미스 잉글랜드 출전 자격 및 상금, 부상 등을 모두 박탈당했다고 29일 전했다.

콘월주의 미인 대회는 이 주에서 실제로 거주하거나 일하는 17~24세 여성에게 지원 자격이 주어진다. 현재 27세인데다 인근의 다른 주에서 영어 교사로 근무하는 아네스는 두 가지 규정을 어긴 셈이다.

사기의 전말은 우연히 밝혀졌다. 콘월주 미인대회 조직국 관계자가 서류를 정리하다 우연히 2006년 같은 대회에 지원한 아네스의 서류를 발견한 것. 당시 지원서에도 나이를 22세로 기재한 그는 이 후 4년간 매년 22세로 나이를 속여 '왕관의 꿈'에 도전해왔다.

조직국의 베키 챕맨은 "집을 직접 찾아가 사실 관계를 추궁하자 그가 곧바로 자백하며 참회의 눈물을 흘렸다"고 전했다.

아네스는 "미인대회 우승은 평생의 꿈이었으며 '미스 월드' 같은 국제 대회에서도 1등을 차지할 자신이 있었다"며 "피트니스 모델로 활동하거나 방송에 출연하고 싶었던 꿈이 깨지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아네스의 왕관은 대회 차점자인 서맨사 오프(21)에게 돌아가게 됐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상당수의 누리꾼들은 오히려 아네스를 동정하고 있다. 교사인 그가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은 도덕적으로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시대착오적인 나이제한 때문에 한 여성을 사기꾼으로 몰게 된 것 역시 문제라는 지적이다. 특히 여성 누리꾼들은 이 참에 미인대회 나이 제한을 철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현진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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