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시 스파이 눈빛에 美 무장해제?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7월 1일 03시 00분


러시아 스파이 파문… 미모 여성에 관심 집중

파티 통해 유력인사와 친분
“아찔한 몸매… 빨강머리…”
메이저 언론들까지 난리

푸틴 “美경찰 생사람 잡아”

염불보다는 잿밥? 냉전 이후 최대 규모의 러시아 스파이 그룹이 지난달 29일 잡혔지만 미국인의 관심은 이번에 체포된 미모의 이혼녀 스파이에 쏠렸다.

▶본지 30일자 A23면 참조
美 FBI, 러 정보요원 10명 체포

뉴욕포스트 같은 가십전문 타블로이드신문이 ‘스파이 집단의 팜 파탈’, ‘(유명 속옷 브랜드) 빅토리아 시크릿 모델 같은 아찔한 몸매’ 등의 선정적 문구로 독자를 유혹했다. 또 ABC방송 같은 메이저 언론도 ‘빨강머리 섹시녀’ 운운하고 워싱턴포스트도 인터넷판에서 ‘안나 차프만이 인터넷에서 난리’라며 거들고 나섰다.

주인공은 러시아식으로 ‘아냐(Anya)’라고 불리는 러시아 국적의 안나 차프만(28). 미 언론은 그가 자신의 인터넷 소셜네트워킹사이트인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을 게재하고서는 ‘본드 걸, 저리 가라고 해’라며 난리다. 붉은색 짧은 원피스만 입고 허벅지를 드러낸 채 방에서 야경을 내다보거나, 호피무늬 란제리를 입고 담배를 손에 든 어렸을 적의 사진도 있다. 그가 인터뷰하는 장면도 동영상 전문 사이트 유튜브에 벌써 등장했다.

ABC방송에 따르면 차프만은 뉴욕에서 상류층이 즐겨 찾는 클럽 ‘줄리엣’과 ‘그린하우스’ 등의 단골이었다. 클럽 파티광 수준이라고 한다. 차프만의 지인이나 친구는 이 같은 클럽에서 만난 사람이 대부분이다. 한 패션모델은 차프만을 “가장 옷 잘 입고 가장 우아한 여성”이라고 했지만 다른 지인은 “클럽에서 처음 만난 남성의 셔츠 단추를 재미삼아 풀기도 하고 좀 치근덕대는 여성”이라고 평했다.

차프만은 이런 고급 사교장에서 유력 인사들과 친분을 맺으며 각종 정보를 수집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에 적은 자신의 이력에 따르면 차프만은 러시아에서 2005년 재정학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땄고, 영국 런던에서 ‘내비게이터 헤지펀드’, 버클레이 은행 등을 다녔다고 한다. 또 현재 200만 달러 가치가 있다고 본인이 주장하는 부동산개발정보인터넷사이트(domdot.ru)를 운영한다. 러시아어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를 구사한다. 스파이라는 신분을 감안하면 그의 신상정보가 사실인지는 의문이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는 29일 모스크바 외곽 관저에서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예방을 받고 “미국경찰이 통제력을 잃고 사람들을 감방에 처넣었다”고 비난했다. 러시아 외교부도 성명을 내고 체포된 사람 중 일부는 러시아 국민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이들이 미국의 국익을 저해하는 어떤 행동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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