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600만명 방문… 1조엔대 시장창출 기대
비자발급 완화하고 호텔 등 중국어 종업원 배치
“일본 여행 갈 준비 되셨습니까? 오늘부터 일본 여행 문턱이 크게 낮아졌습니다.”
1일 오전 중국 광전총국 산하의 관영 중앙런민(人民)라디오 아나운서는 이런 말로 중국인의 일본 관광비자 발급 조건이 크게 완화된 소식을 전했다.
이에 앞서 중국의 생활용품 판매 다단계회사 바오젠르융핀(寶健日用品)유한공사는 10월 중순부터 임직원과 가족을 대상으로 한 ‘사은관광’을 일본으로 가기로 결정했다. 일본관광청의 끈질긴 노력이 결실을 본 것이다. 이 기업에서만 최대 1만 명이 일본을 5박 6일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외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는 가운데 이들을 유치하려는 일본 정부와 업계의 전방위적 공세에 힘입어 2016년 일본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600만 명에 이르고 1조 엔대의 시장이 만들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일 아사히신문을 비롯한 일본 언론은 1일부터 시행된 중국인에 대한 관광비자 발급 기준 완화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일본관광청은 관광비자를 받을 수 있는 중국인이 기존 160만 가구에서 1600만 가구로 10배 늘게 됐다고 분석했다. 일본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은 2000년 약 35만 명에서 지난해에는 101만 명으로 불어났다. 올해는 이보다 80% 증가한 180만 명, 2013년엔 390만 명, 2016년에는 600만 명으로 늘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일본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이 1인당 20만∼30만 엔을 썼는데 이를 사람 수와 곱하는 단순 계산만으로도 일본의 중국인 관광객 시장은 2000억∼3000억 엔 규모로 커졌다. 2016년에 600만 명이 일본을 찾는다면 시장 규모는 1조 엔대에 진입할 것으로 예측됐다.
경기침체로 부진을 면치 못하던 일본 백화점업계와 호텔업계는 반색하며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전력을 쏟고 있다. 중국어를 할 수 있는 종업원을 창구나 매장에 배치하는 한편 중국인이 선호하는 상품들이 소비세 면세를 받을 수 있도록 정부에 소비세 면세 대상 품목 확대를 건의했다. 전일본공수(ANA)는 1일부터 자사 인터넷 홈페이지에 중국어 서비스를 시작했고, 도쿄의 대형 전자제품 판매업체인 ‘빅 카메라’는 2월부터 중국의 공항과 역에서 8% 할인쿠폰을 뿌리고 있다. 일본 정부는 돈 많은 중국인 환자를 겨냥해 90일간의 일본 체류가 가능한 의료비자를 연내 도입하기로 했다.
그러나 그동안 일본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연소득이 25만 위안(약 4600만 원)이 넘는 부유층이어서 씀씀이가 컸지만, 낮춰진 비자발급 기준(연소득 6만 위안·약 1100만 원)에 따라 늘어날 중국인 관광객은 상대적으로 ‘짠돌이’일 수 있어 구매력이 있을지 의문이라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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