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러 ‘조지아 신경전’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7월 7일 03시 00분


클린턴 “영토통합 노력 지지” 발언에
푸틴 “제3자는 개입 말라” 정면 반박

핵무기 감축협정 등 우호적인 분위기를 유지하던 미국과 러시아가 최근 미국이 러시아의 오랜 앙숙인 조지아(러시아명 그루지야)를 다시 지지하고 나서며 또 갈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AFP통신은 5일(현지 시간)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조지아의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 수복 노력을 지지했다”고 전했다. 지난주부터 우크라이나와 폴란드 등을 방문한 클린턴 국무장관은 이날 조지아 수도 트빌리시에서 미하일 사카슈빌리 조지아 대통령과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조지아의 주권과 영토통합 노력을 지지하는 미국의 방침은 변함없다”며 “러시아가 2008년 이전으로 돌아가 군대를 철수하고 두 지역의 ‘점령’을 끝내길 요구한다”고 말했다. 사카슈빌리 대통령은 “이런 태도야말로 우리가 미국을 사랑하는 이유”라며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 회복은 조지아로서도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미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클린턴 장관의 이번 발언은 미국과 러시아의 우호를 걱정스레 바라보던 조지아의 근심을 덜어주려는 당근이다.

하지만 러시아는 이 같은 미국의 행보에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는 같은 날 러시아 인테르팍스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조지아와 남오세티야의 문제에 ‘제3자’가 개입해선 안 된다”며 클린턴 장관의 발언을 반박했다. 푸틴 총리는 “누군가는 점령이라 보는 일이 다른 이에겐 해방일 수도 있다”며 “사태를 해결하려면 당사자들이 직접 협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본보는 오늘부터 그루지야의 공식 요청으로 국가명을 그루지야 대신 조지아로 쓰기로 했습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