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16일 농업銀 상하이-홍콩 증시 상장… “향후 中경제 가늠자” 세계 촉각
中 성장 둔화 조짐속 증시 물량 압박에 추가하락 우려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의 독보적인 엔진’ 역할을 하고 있는 중국 경제가 다음 주 전 세계 투자자 앞 시험대에 오른다. 중국 4대 국영은행 중 하나인 농업(農業)은행이 15, 16일 상하이와 홍콩 증시 상장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기업공개(IPO) 규모가 세계 증시 역사상 가장 클 것이라는 전망도 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6일 “최근 중국의 미래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이번 IPO는 향후 중국 경제에 대한 신뢰도를 측정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 농업은행 증시 상장, 미래 중국경제의 가늠자
지금까지 세계 최대규모의 IPO 기록은 중국의 공상(工商)은행이 갖고 있다. 공상은행은 2006년 증시에 상장하면서 시장에서 219억 달러를 조달했다. 당시 해외 기관투자자들이 이 IPO에 참여하기 위해 보유 주식들을 팔아치우면서 한국의 시중은행들을 포함해 동아시아 금융기관의 외국인 지분이 갑자기 줄어드는 일까지 생겼다.
이번 농업은행의 IPO 규모는 예측기관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200억∼240억 달러(29조2440억 원)로 추산된다. 경우에 따라 세계 IPO의 역사를 다시 쓸 수도 있는 셈이다.
현재까지 분위기는 나쁘지 않은 편이다. 경제 관련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민간 투자자들뿐 아니라 싱가포르와 카타르, 쿠웨이트 등의 국부펀드들도 벌써부터 관심을 보이며 상당액의 투자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요즘 글로벌 자금이 금융위기 충격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선진시장을 피해 중국 등 아시아 시장으로 흘러드는 추세이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이번 IPO도 어느 정도 성공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한때 금융위기로 동반 침체됐던 세계 IPO 시장 구도도 최근 중국 등 아시아 주도로 재편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6일 중국기업들의 IPO 규모가 올해 738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회사 찰스 펭 선임파트너는 “중국의 경제성장이 하반기까지 계속될 것이며 별다른 악재가 없다면 중국의 IPO 시장은 올해 사상 최대 기록을 세울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 최근 성장속도 둔화에 우려도 나와
중국의 경제성장이 두세 달 전부터 뚜렷한 감속 조짐을 보이면서 우려도 상존하고 있다. 중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지난달까지 2개월 연속 하락했고 최근 발표된 경기선행지수도 상승폭이 대폭 하향 조정됐다. 경제성장률도 올해는 두 자릿수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중국의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해 말 3,277.14에서 5일 현재 2,363.95로 27.9%나 떨어졌다. 이렇게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태에서 IPO로 신규 주식이 대량 공급되면 오히려 증시 추가 하락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농업은행 주식에 대한 수요가 많은 것은 미국과 유럽 자본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투자자들이 중국을 여전히 세계경제의 엔진으로 보고 있다는 증거”라며 “다만 중국 경제에 대한 의구심과 최근 글로벌 증시의 약세 때문에 IPO에 대한 기대감이 다소 제한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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