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협회 정책자문 TF그룹 ‘한반도 정책’ 세미나
“개점휴업 상태 ‘북핵문제’ 근본적 해결책 마련” 주문할 듯
잠들어 있는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특별대표를 깨울 수 있을까. 7일 미국 워싱턴 한미경제연구소(KEI)에서 열린 미국의 대(對)한반도 정책 관련세미나 도중 청중석에서 나온 질문이었다.
이날 정책제안서를 내놓은 사람들은 미국외교협회(CFR)의 후원을 받은 23명의 정책자문 태스크포스 그룹. 존 틸럴리 전 한미연합사령관, 찰스 프리처드 KEI 소장, 스콧 스나이더 아시아재단 한미정책연구소장 등 3명은 8일 국무부를 찾아 보즈워스 대표, 성 김 6자회담 미국 수석대표에게 보고서의 내용을 브리핑할 예정이다.
틸럴리 전 사령관 등이 보즈워스 대표에게 내놓을 제안의 핵심은 북한의 핵개발 야욕과 지속적인 도발행위를 단순히 관리하려고만 하지 말고 근본적 해결책을 내놓으라는 주문이다. 북한이 자발적으로 핵을 포기할 가능성은 없지만 그로 인해 치러야 할 대가가 너무 크다는 것을 인식케 하고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부단한 노력을 그치지 말아야 한다는 조언도 할 예정이다.
보즈워스 대표는 지난해 12월 북한의 초청에 따라 한 차례 북한을 방문한 뒤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빠졌다. 북한이 6자회담 복귀를 거부하고 있고 버락 오바마 행정부 외교안보정책 우선순위에서 북한과의 대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다고는 하지만 보즈워스 대표의 존재감이 너무 적다는 것이 워싱턴 외교가의 대체적인 지적. 프리처드 소장은 “8일 면담이 불협화음을 내는 적대적인 자리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보즈워스 대표는 여전히 대북정책 대표로 최적임자이며 현재 활동이 부진한 것은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 기조 탓”이라고 말했다.
태스크포스 그룹이 공개한 한반도 정책 제안 중에는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하며 미국과 중국 간에 한반도의 장래에 대한 논의기구 설립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프리처드 소장은 북한의 미사일 개발을 억지하기 위한 방안으로 대북 선제공격론이 거론된 것에 대해 “대북 선제공격이 이뤄진다면 남한 국민이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는다는 점에서 한국의 동맹인 미국이 선제공격론을 주장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7일 세미나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달 말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직후 한미동맹을 ‘린치 핀’이라고 묘사한 것에 대한 토론도 있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미동맹을 일컬어 자동차의 두 바퀴를 연결하는 쇠막대기를 고정하는 핀으로, 핵심 또는 요체로 번역할 수 있는 린치 핀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대신 일본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코너스톤(주춧돌)’이라는 표현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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