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는 8일 의회에 제출한 상반기 주요 교역국의 국제경제 및 환율정책에 관한 보고서에서 미 달러화 대비 중국의 위안화 가치가 평가절하돼 있다고 지적했지만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지는 않았다. 재무부는 이날 내놓은 35쪽짜리 보고서에서 다른 주요 교역국도 미국과의 교역에서 이득을 얻기 위해 환율을 조작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중국이 지난달 19일자로 과거 2년 동안 실질적으로 운용해 온 사실상 달러 페그제(기축통화에 자국 화폐의 교환비율을 고정시키는 환율제도)를 끝내고 시장의 기능에 환율의 등락을 맡긴 복수통화바스켓환율제를 허용키로 한 것은 매우 중대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하지만 정말로 중요한 것은 위안화가 어디까지, 얼마나 빠르게 절상을 하느냐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위안화의 절상을 정기적으로 면밀하게 점검해 나갈 것이며, 미국 내 일자리 창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대(對)중국 수출기회 확대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한편 의회와도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재무부는 6개월에 한 번씩 의회에 제출하도록 돼 있는 이번 환율보고서를 당초 4월 15일에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미중전략경제대화(S&ED)를 앞둔 시점이란 점 등을 고려해 6월 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로 미룬 바 있다.
한편 미국 내에서는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은 것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다. 상원 재무위원회 공화당 간사 찰스 그래슬리 의원(아이오와)은 “중국이 환율을 조작한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인데도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며 “중국 정부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정식으로 제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원 재무위원장을 맡고 있는 민주당 맥스 보커스 의원(몬태나)도 “중국이 취한 작은 조치들로는 부족하다”며 “미국 정부는 이 문제와 관련해 중국을 더 압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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