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철도를 세계 최고 고산지대를 지나 파키스탄의 아라비아 해 앞바다까지 연결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파키스탄 대통령은 최근 방중 기간에 중국 베이팡지처처량궁예(機車車輛工業)공사 측과 회담을 갖고 중국 신장(新疆)위구르 자치구 카스(喀什·카슈가르)와 파키스탄의 아라비아 해 항구 과다르를 철로로 연결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10일 전했다. 자르다리 대통령은 중국 회사 측에 파키스탄 철도회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프로젝트의 밑그림을 그려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성사될 경우 K2봉(해발 8611m) 등이 있는 카라코람 산맥을 지나게 될 이 철로는 중국과 파키스탄 양측에 매우 매력적이다. 중국 시각에선 석유 등 에너지 수송로가 크게 단축된다. 중국은 현재 석유 수입량의 80% 이상을 인도양과 말라카 해협을 거쳐 배로 수송하고 있다.
특히 전략적으로 훨씬 안전한 에너지 수송로를 확보하게 돼 중국의 오랜 두통거리가 해결된다. 중국은 전쟁 등 위기상황이 발생할 경우 말라카 해협을 통과하는 석유 수송로가 차단될 개연성을 우려해 왔다. 중국이 놓치기 아까운 전략적 이익을 안겨주는 것이다.
파키스탄에도 매력적이다. 파키스탄 내부를 지나는 교통 인프라가 확충되고 철도건설 관련 기술을 습득할 수 있다. 또 인도와의 지역 경쟁에서 중국을 아군으로 확실히 만들 수 있게 된다.
이 계획은 과거에도 몇 번 나왔지만 그때마다 기술적인 문제에 부딪혔다. 하지만 최근 중국의 기술수준이 해발 4000m 이상의 칭짱(靑藏)고원을 지나는 철로를 건설할 수 있을 정도로 높아지면서 난제들이 거의 해결됐다. 이 때문에 파키스탄과 인도 매체들은 이 제안에 대해 양국이 합의했을 것으로 보도했다.
하지만 막대한 비용이 문제다. 중국 철도건설 전문가인 왕멍수(王夢恕) 중국 공정원 원사 겸 베이징 자오퉁(交通)대 교수는 “km당 건설비가 2억 위안(약 360억 원)이 들 것 같은데 솔직히 우리는 이 정도 돈이 없다”고 밝혔다.
더 민감한 부분은 파키스탄과 중국의 협력에 쌍심지를 켜고 경계하고 있는 인도의 반응이다. 철로는 인도가 영유권을 주장해온 파키스탄령 카슈미르지역을 통과한다. 인도 국방부 장관은 “이 계획을 엄중히 지켜보고 있다”고 7일 밝혔다고 중국 환추(環球)시보는 8일 전했다.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8일 양국이 이 철로 건설에 합의했느냐는 질문에 정확한 답변 없이 “이 철로는 서로의 공영을 위한 합작이지 제3자를 겨냥한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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