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3년 창간된 미국의 대표적 성인잡지인 '플레이보이'의 창업주이자 플레이보이 엔터프라이즈 그룹을 이룬 휴 헤프너 씨(84)가 자신이 갖고 있지 않은 회사의 주식을 남김없이 사들여 회사를 사유화하겠다고 선언했다.
플레이보이 측의 12일 발표에 따르면 현재 플레이보이 그룹의 보통주 69.5%를 보유한 헤프너 씨는 나머지를 주당 5.5달러에 사들인 뒤 기업공개를 철회하겠다는 서한을 보냈다.
이 여파로 지난주 금요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주당 3.94달러로 마감한 플레이보이 주식은 12일 약 40%(1.61달러)가 오른 5.55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최근 2년 동안 최고 가격이다. 헤프너 씨의 선언을 플레이보이 매각 의도로 파악한 라이벌 성인잡지 '펜트하우스' 측은 이날 인수 의사를 공식 발표했다. 그러나 헤프너 씨는 플레이보이에 보낸 서한에서 "매각이나 합병에는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기업공개를 한 지 28년이나 된 회사를 왜 다시 사유화하려는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헤프너 씨가 저평가된 주가를 반등시키기 위해 교묘한 게임을 하는 건지, 새로운 경영진이 자신의 유산을 흩트리는 것을 참지 못해 경영권을 빼앗아 오려는 건지, 이번 선언은 놀라우면서도 미스터리"라고 보도했다.
플레이보이 그룹은 간판 잡지 플레이보이를 비롯해 TV, 인터넷, 영화 분야 등으로 확장됐다. 그러나 인터넷 성인물의 범람으로 1972년 연간 710만부 판매를 기록했던 잡지는 지난해 260만부까지 줄었고, 그룹 전체 매출은 1999년 3억4700만 달러에서 지난해 2억4000만 달러로 줄었다. 2008년 최고경영자를 헤프너의 딸에서 전문경영인으로 교체한 뒤 과감한 아웃소싱과 유명한 토끼 로고 사용권 판매로 희생 기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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