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최대 마피아 소탕 ‘007작전’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7월 15일 03시 00분


경찰 정보원 작년에 조직 잠입
두목 등 305명 ‘사상 최대 검거’

이탈리아 검찰과 경찰이 13일 1년에 걸친 은밀한 ‘007 작전’을 통해 이탈리아 최대 마피아 조직 ‘은드랑게타’ 소속 두목과 조직원 305명을 체포하는 개가를 올렸다. 시칠리아 마피아를 능가한다는 평가를 받는 은드랑게타를 이끄는 최고 두목 도메니코 오페디사노(80)를 비롯한 두목급 인물을 다수 체포하고 6000만 유로(약 916억 원)가량의 현금과 자산도 압류했다.

로베르토 마로니 내무장관은 “이번 기습 작전으로 은드랑게타의 조직과 재정을 강타했다”며 “마피아를 상대로 한 작전에서 역사상 최고의 성공을 거뒀다”고 말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번 작전은 13일 오전 4시 이탈리아 서남부 칼라브리아 주에 있는 바닷가 소도시 라사르노에서 최고 두목 오페디사노를 검거하면서 시작됐다. 전국적으로 3000여 명의 경찰이 동원돼 칼라브리아와 북부 이탈리아 등에서 은드랑게타 소속 조직원들을 체포했다.

이탈리아 검경이 최대 마피아조직을 일망타진할 수 있었던 것은 경찰 정보원들이 성공적으로 조직 내로 침투해 은드랑게타에 관한 핵심 정보를 사전에 파악한 덕분이었다. 정보원은 지난해 칼라브리아 주에서 열린 두목 2명의 자녀 결혼식에 잠입해 그 자리에서 오페디사노가 최고 두목에 오른 것을 확인했다. 또 오페디사노가 공식 취임한 지 2주일 뒤인 지난해 9월에는 한 세례식에 참석한 주요 두목을 몰래 촬영해 내부 서열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파악하기도 했다. 이들의 회의나 통화를 감청하는 방법도 총동원됐다.

잠입 수사 결과 당초 느슨한 파벌들의 연합체로 여겨졌던 은드랑게타 조직이 ‘위계질서가 뚜렷한 피라미드형 조직’이라는 사실이 새롭게 드러나기도 했다. 이탈리아 사법당국은 은드랑게타가 활동영역을 북부 이탈리아는 물론 독일 캐나다 호주까지 넓혔다고 밝혔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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