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북한에 대한 독자적인 대북제재 발표 시기를 당분간 북한의 동향을 지켜본 후 탄력적으로 조절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천안함 사건을 규탄하는 의장성명을 채택한 뒤 북한이 보여주는 유화적 태도가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로 이어질지 살펴본 뒤 독자적 대북제재 조치를 단계적으로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 13일(현지 시간) “북한이 유엔 안보리 조치 이후 유엔사와의 장성급 회담에 관심을 보이는 등 유화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어 미국이 북한의 반응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엔 안보리 의장성명 채택 후 북한은 6자회담을 통한 비핵화 노력을 강조하면서 6자회담 복귀를 희망했다. 이 소식통은 “만약 북한이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내놓으면 추가적인 대북제재가 북한의 이런 노력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게 미 행정부의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국은 북한에 대한 독자적인 대북제재 조치 카드를 유보하거나 연기한 것은 아니며 북한이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언제든지 쓸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한편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14일 미국의 대북제재 조치 연기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며 “미국 정부는 대북제재를 검토 중이고, 한미 간에도 (그 내용을 놓고)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안보리 의장성명 이후의 ‘출구전략’ 문제도 북한의 구체적 행동을 보면서 관련국과 협의해 나갈 것”이라며 “정부는 대화와 제재를 병행한다는 태도에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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