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영국으로 이주한 나이지리아계 흑인 벤 이헤그보로 씨(44)는 병원에서 갓 태어난 딸 은마치를 보고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벤 씨와 그의 아내 앤절라 씨(35)는 모두 흑인이다. 그러나 그가 안고 있는 아기는 분명 파란 눈과 금발 머리의 백인이었다.
이 부부는 그들 조상 가운데 백인이 있었다는 기억이 없다. 더욱이 병원 의사들은 이 아기가 선천적으로 멜라닌 색소결핍을 보이는 ‘알비노’ 증상이 있는 것도 아니라고 말한다. 영국의 타블로이드 일간지 ‘더 선’은 이 부부가 최근 영국의 퀸메리 병원에서 겪은 기가 막힌 사연을 20일 보도했다.
벤 씨는 “부인은 부정한 일을 저지를 사람이 아니다”라며 “또 내가 아는 한 나에겐 백인 조상이 없고 혹시나 유전적 변이 때문인지는 모르겠다”며 “하지만 그렇다 해도 길고 곱슬곱슬한 금발머리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나”라고 물었다.
이 부부에게는 이미 자녀가 두 명 있다. 물론 그들은 모두 흑인이다.
흑인 부부의 백인 아기 출산에 당황해하기는 벤 씨 가족뿐 아니라 의료진과 유전학 전문가들도 마찬가지다.
옥스퍼드대의 유전학 전문가인 브라이언 사익스 교수는 “아마도 부모 모두 어떤 형태로든 백인 조상의 기록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여러 인종이 복잡하게 섞여 있는 아프리카계 카리브해 인종들 사이에선 이런 유전자 혼합 현상이 간혹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백인 아기의 어머니가 된 앤절라 씨는 “피부색과 상관없이 아기는 정말 예쁘고 사랑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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