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자국 여행업체들에 북한 금강산 관광 상품 판매를 잠정 중단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23일 “관광 정책 담당부처인 국가여유국이 이달 초 기한을 밝히지 않은 채 금강산 관광상품을 팔지 말도록 해당 여행사들에 구두로 지시했다”며 “현재 중국인의 금강산 관광은 사실상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달 초부터 베이징에서 북한 비자를 대행 신청할 수 있는 여행사 8곳은 금강산 관광상품의 여행객 모집을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천안함 사건 후인 4월 금강산 지역의 남측 정부시설 몰수와 현대아산의 관광시설 등 민간 부동산 동결조치를 취했다. 또 비슷한 시기에 중국 여행사들에 현대아산이 독점적 사업권을 가진 금강산 지역에 대한 단체관광을 허용한다고 통보했다. 중국여행사총사, 베이징중국국제여행사 등 베이징의 여행사 8곳은 6월부터 상품을 내놓아 한국 정부와 현대아산 측의 반발을 사 왔다.
5월 중순 한국 문화체육관광부도 국가여유국에 공문을 보내 북한이 금강산 관광지구 내 남측 자산을 동결, 몰수한 것은 계약 위반임을 설명하고 현대아산이 사업권을 가진 금강산 지역을 중국인 관광 대상 지역에서 빼달라고 요구했다.
일각에서는 중국 당국이 한국 정부의 협조요청을 받아들인 것으로 추정할 수도 있지만 지난달 초 북-중 국경에서의 북한군 총격에 따른 중국인 사망사건, 지난달 말 북한 국경경비대와 중국 공안 사이의 총격전 소문 등에 영향을 받은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한편 베이징에 본부를 둔 영국계 북한 관광전문업체인 ‘고려관광(Koryo Group)’은 서방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금강산 관광을 포함한 북한 관광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통화에서 “중국인이 아닌 외국인을 대상으로 북한 관광상품을 팔고 있고 금강산 관광은 당연히 포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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