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여름 휴가철이 시작되면서 각국 정상들도 휴가 대열에 합류했거나 합류할 예정이다. 휴가를 한 달이나 즐기는 정상들이 있는가 하면 며칠간의 휴가도 쓰지 못하는 정상들도 있다.
22일 휴가를 시작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탈리아 사우스티롤 산중의 작은 마을 줄덴에서 약 한 달간 지낼 예정이다. 독일에선 여름휴가를 가지 않으면 ‘신뢰감이 떨어지고 조급하다’는 이미지를 심어주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마이너스이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도 프랑스인들이 한 달간의 긴 바캉스를 떠나는 8월에 예년처럼 지중해 연안의 가족별장에서 3∼4주간 휴가를 보낼 예정이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영국 서부의 콘월 해변에서 10일 정도 휴가를 보낼 예정이다. 부인 서맨사 여사가 9월이 산달이어서 휴가지를 국내로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6일부터 사흘간 휴가를 다녀온 데 이어 다음 달 14일부터 약 2주간 본격 여름휴가를 보내게 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국민들에게 멕시코 만에서 휴가를 보내라고 호소하고선 정작 자신은 선선한 동북부 메인 주에서 휴가를 보내는 바람에 위선적이란 비판을 받았다. 이를 의식해 오바마 대통령은 다음 달에는 먼저 이틀 동안 멕시코 만의 플로리다 주에서 보내고 이어 매사추세츠 주의 마서스비니어드 섬으로 이동해 나머지 여름휴가를 보낼 예정이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조스’의 촬영지이기도 한 이 섬은 오래전부터 오바마 대통령의 가족휴양지였다.
매년 여름 사르디니아 섬의 별장에서 비키니 미녀들과 떠들썩한 휴가를 즐겼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여름휴가를 취소했다. 작년에는 스캔들 때문에, 올해는 지지율 급락과 연정붕괴 위기 때문이다.
보통 7, 8월에 임시국회가 열리는 일본에서는 총리가 이 기간 여름휴가를 가는 관례가 없다. 대신 일본의 최대 명절인 다음 달 15일을 계기로 며칠 동안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중국 최고 지도부는 예년처럼 7월 말 허베이(河北) 성 보하이(渤海) 만의 베이다이허(北戴河)에 모여 여름휴가를 함께 보내면서 국가 중대 사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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