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전 기밀 폭로한 위키리크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7월 26일 17시 20분


정부·기업 '비윤리 행위' 고발…'정보 반달리즘' 비판도

아프가니스탄 전쟁 관련 군사기밀 수만건을 공개한 고발 전문 민간사이트 '위키리크스(Wikileaks.org)'의 설립 목적은 정부와 기업들의 '비윤리적행위(unethical behavior)'를 알리는 데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 인터넷판이 25일 보도했다.

위키리크스는 2006년 12월 설립 이후 아프리카 연안에서의 유독물질 투기에 관한 내부 메모, 영국의 한 인종차별주의 정당의 당원 명부, 미군의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 운영세칙 등을 폭로했다.

4월에는 미군의 아파치 헬기가 2007년 이라크에서 외국인 기자 등 민간인 12명을 사살하는 동영상을 공개해 파장을 일으켰다. 이번 공개는 이 동영상 누출 혐의로 체포된 한 미군에게 새 혐의들이 추가된 지 채 3주가 안 돼 이뤄졌다. 이 미군은 15만여 건의 외교기밀을 내려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위키리크스는 홈페이지에서 "우리는 정부 활동의 투명성(transparency)이 부패 감소와 더 좋은 정부, 더 강한 민주주의로 이끈다는 것을 믿고 있다"며 "모든 정부는 자국민뿐 아니라 세계사회로부터 더 많이 철저한 조사를 받음으로써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정밀조사에는 정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위키리크스가 25일 사이트에 게재한 군사기밀은 분량과 내용에서 과거 공개한 것을 압도한다. 무려 9만여건에 달하고, 파키스탄과 탈레반의 은밀한 협력 관계, 탈레반 요인 암살을 위한 미국 특수부대의 실체 등 민감한 게 한둘이 아니다.

위키리크스를 설립한 호주의 언론인 겸 사회활동가인 줄리언 어샌지(39)는 언론 인터뷰에서 이 기밀문서들이 광범위하게 만연돼 있는 아프간에서의 폭력 수준을 드러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들 문서가) 심각한 사건들뿐 아니라 한 어린이의 죽음에서 수백 명을 희생시키는 주요 작전에 이르기까지 전쟁의 비참한 모습을 총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위키리크스는 이번에 자체 기술진이 제보자들의 신변 안전을 위해 이들의 이름을 편집(수정)할 때까지 약 1만5000건의 문서를 공개하지 않았다.

위키리크스는 12명의 풀타임 자원봉사자로 이뤄진 핵심 그룹에 의해 운영되며, 암호화와 프로그래밍, 보도자료 작성과 같은 분야에서 전문지식을 제공해 줄 수 있는 사람이 800~1000명에 달한다.

어샌지는 위키리크스가 스웨덴과 벨기에처럼 기밀 공개 시 법적 보호를 더 많이 받을 수 있는 몇몇 나라들에서 서버들을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위키리크스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다. 군부는 위키리스크가 군사 작전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공개적으로 정부를 옹호하는 일부 사람들은 위키리크스가 '자기 선전(self promotion)'을 위해 다른 사람들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비영리단체인 미국과학자연맹(FAS)에서 정부 비밀주의에 관한 연구를 책임지고 있는 스티븐 에프터굿은 6월 28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위키리크스를 프라이버시나 사회적 유용성을 고려하지 않는 '정보 반달리즘(파괴주의)'이라고 혹평했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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