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의 학자, 종교인 등 지식인 1000여 명이 1910년 체결된 한일강제병합 조약이 원천적으로 무효였다는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일본 총리에게 식민지 지배에 대해 사과를 요구했다.
김영호 한국유한대학 총장과 이태진 서울대 명예교수, 와다 하루키(和田春樹) 도쿄대 명예교수 등 양국 지식인들은 28일 오후 4시 도쿄 참의원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 측 587명, 일본 측 531명 등 총 1118명의 지식인이 한일강제병합 조약이 원천무효라는 서명에 참가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이에 앞서 아라이 사토시(荒井聰) 국가전략상을 만나 “(강제병합 공표 100년인) 8월 29일에 총리가 사과 담화를 발표해야 한다”는 요청서를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 앞으로 전달했다. 한일 지식인 200명은 5월 10일 같은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이번에 양국 서명자 수를 1000명으로 늘려 일본 총리의 사과 담화까지 요구한 것이다.
이 명예교수는 “530여 명의 일본 지식인들이 병합조약의 근거 없음을 인정한 것은 놀라운 성과”라며 “이는 민족문제를 뛰어넘어 지식인으로서의 사명감의 발로”라고 평가했다.
와다 명예교수는 “한국 측은 다양한 지식인이 참가했지만 일본에서는 한국 및 북한과의 관계에 관심을 가져온 역사학자들이 주로 참가했다”며 “실제 있었던 역사적 사실을 무효라고 선언하는 데 대한 우려가 있어 다양한 참여가 이뤄지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김 총장은 “서명참가자를 앞으로도 계속 늘려갈 계획”이라며 “중국 내 일본사연구자 200여 명이 공동성명에 동의해왔고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에서도 동조 움직임이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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