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이라크 미군, 전투임무 끝났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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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말까지 모든 전투병력 철수” 공식선언미군, 치안-대테러활동 지원 5만명만 남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라크에서의 전투 임무 종료를 공식 선언하고 이달 말까지 이라크에 배치된 전투 병력을 모두 철수시키겠다고 선언했다. 앞으로 이라크에는 이라크 치안병력을 훈련하고 대테러 활동을 지원하는 미군 5만 명만 남게 된다. 이 병력도 내년 말까지 이라크에서 모두 철수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8년 대선에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시작한 이라크전을 반대했으며 이 같은 철군 방침은 자신의 ‘제1의 대선 공약’을 이행하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그동안 오바마 대통령이 이달 말까지 이라크에서의 전투 임무를 종료하겠다고 밝혔음에도 ‘철군 회의론’이 적지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2일(현지 시간) 애틀랜타의 상이군인협회에서 열린 행사에서 “이달 말까지 이라크에서 모든 전투 병력을 철수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연설을 통해 “이라크에서 미군의 임무는 변하고 있다”며 “그동안 미군이 군사적인 노력을 했지만 앞으로는 외교관들의 민간 지원 활동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라크전 전투 임무 종료 선언은 자신이 2008년 대선과 대통령 당선 직후 밝힌 구상을 실천한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한 달 후 노스캐롤라이나 주 미군 캠프에서 행한 연설에서 “2010년 8월 31일까지 이라크에서 전투 임무는 모두 종료될 것”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 하지만 미군 5만 명은 이라크에 남아 현지 치안활동을 돕고 테러를 방지하는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라고 오바마 대통령은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에서 “나라가 분열돼 있을 때 군인들은 하나가 돼 함께 싸웠다”며 “많은 사람이 책임을 회피했을 때 군인들은 기꺼이 책임을 지고 나섰다”고 군인들을 격려했다. 그러나 그는 “이라크에서 미군의 희생이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2월 14만4000명의 미군이 주둔했던 이라크에는 이후 이달 말까지 병력 9만여 명이 철수하게 되며 나머지 5만 명은 이라크 군을 훈련시키고 미국 민간인을 보호하는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백악관 당국자는 “미 국방부는 이라크에서 미군기지 236곳을 폐쇄했으며 많은 전투 장비를 이미 정리했다”고 말했다.

민주당에선 오바마 대통령의 이라크전 전투 임무 종료 선언이 11월 중간선거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하지만 9년 동안 이어지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전은 오바마 정부에서 여전히 큰 부담으로 남아 있다. 내년 7월부터 아프간의 전투 병력을 철수시킬 방침을 갖고 있지만 이미 3만 명의 추가 병력을 파병한 상태로 전황은 복잡하기만 하다.

백악관은 “이라크 전투 병력이 철수한 뒤 9월이 되면 이라크와 아프간에 남아 있는 미군은 14만6000명으로 지난해 1월의 17만7000명에서 3만여 명이 줄게 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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