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크리스털 물먹인 죄?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5일 03시 00분


해임부른 기사 쓴 헤이스팅스, 아프간 종군취재 거부 당해

스탠리 매크리스털 전 미국 아프가니스탄주둔군사령관의 해임을 부른 기사를 쓴 기자가 미군에 미운털이 단단히 박혔나 보다. 아프간 전장에서 취재하고 싶다는 그의 요청이 단번에 묵살됐다. 미 국방부는 3일 프리랜스 기자 마이클 헤이스팅스 씨의 아프간 주둔 미군 종군기자 프로그램(Embed·임베드) 참여 요청을 거부했다고 AP통신이 이날 전했다.

국방부 대변인 데이비드 라판 대령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군과 동행해 전장에서 취재하고 싶다는 기자의 요청을 거부하는 것은 매우 드문(fairly rare) 일”이라면서도 “(기자에게) 임베드 참여의 권리는 없다”고 말했다. 라판 대변인은 “임베드를 결정하는 주요 요소는 기자가 야전 수칙을 잘 지킬지에 대해 군이 갖는 신뢰”라며 “아프간주둔사령부는 헤이스팅스 기자에게서 그런 신뢰를 찾아볼 수 없다며 거절했다”고 설명했다.

헤이스팅스 기자는 6월 격주간 대중문화잡지 롤링스톤에 ‘통제 불능의 장군(The Runaway General)’이라는 제목으로 매크리스털 사령관과 참모들이 아프간전 전략을 놓고 자신들과 이견을 보인 조 바이든 부통령을 비롯한 미 행정부 및 백악관 고위 관료를 조롱하는 내용을 담은 기사를 썼다. 화가 치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매크리스털 사령관을 워싱턴으로 소환했고 결국 군복을 벗게 만들었다. 매크리스털 사령관은 지난달 23일 전역했다.

사건 직후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군 고위 간부들은 언론과 접촉할 경우 사전에 보고하라”는 엄격한 대언론 정책을 지시했다. 또 AP통신에 따르면 국방부 감사관이 매크리스털 사령관 전임 참모들의 ‘불복종’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헤이스팅스 기자는 “기사 작성과 관련해 어떤 잘못도 저지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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