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주석 내달 방미 다시 물 건너가나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11일 03시 00분


美-中 마찰속 사전 실무자급 회담 일정도 못 잡아

올해 9월로 관측돼온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국빈 방문이 당분간 성사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홍콩 언론이 10일 보도했다. 후 주석의 방미는 지난해 11월 버락 오마바 미국 대통령의 첫 중국 국빈 방문에 대한 답방으로 양국관계 강화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돼 왔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양국은 최근 후 주석의 방미에 관한 사전 실무자급 회담 일정을 잡지 않고 있다고 이날 전했다. 당초 양국은 후 주석의 9월 방미를 목표로 일정을 맞춰왔다고 한다. 이맘때 일정 등에 대한 실무자급 회담을 마무리 짓고 이달 안에 양국 고위층이 만나 확정하려는 계획이었다. 이 신문은 미국 측에서는 제임스 스타인버그 국무부 부장관과 백악관의 아시아 문제 총괄 제프리 베이더 국가안보회의(NSC) 선임보좌관이, 중국 측에서는 다이빙궈(戴秉國)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만나 후 주석 방미에 관한 내용을 최종 결정할 방침이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현재 실무자급 회담의 다음 회의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후 주석의 9월 방미는 성사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는 최근 남중국해 문제와 서해로 항공모함 조지워싱턴 진입 예정 등 일련의 문제에서 양국 간에 마찰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지난달 23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남중국해에 미국의 국가적 이해가 걸려 있다”고 말해 중국을 크게 자극했다. 또 중국의 잇단 강경한 반발에도 미국은 서해에서 진행될 한미 연합훈련에 조지워싱턴을 참가시킬 계획이라고 최근 발표했다.

후 주석이 지난해 11월 오바마 대통령의 초청을 수락하면서 후 주석의 방미는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양국 외교가에서는 당초 올해 상반기에 후 주석이 방미할 것으로 봤다. 하지만 연초부터 구글의 중국 인터넷 검열 비판 및 중국시장 철수, 미국의 대만에 대한 무기판매, 오바마 대통령의 달라이 라마 면담 등 민감한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흐지부지됐다.

하지만 올해 6월 캐나다 토론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후 주석을 다시 초청하고 후 주석이 이를 흔쾌히 받아들이면서 다시 탄력을 받았다. 하지만 최근 사태들로 다시 표류하고 있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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