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총리가 10일 발표한 담화에서 식민지 지배에 대한 사죄의 심정을 '오와비(お¤び)'로 표현한 것은 법적인 책임을 피하기 위한 용어 선택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오와비'는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라는 뜻으로 한국어로 번역할 때 사죄 또는 사과의 뜻으로 풀이되지만 그 이상의 법적인 책임과는 관련이 없는 용어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외교 소식통은 11일 "일본에서 '샤자이(謝罪) 라고 사죄의 뜻을 나타내면 이는 법적인 책임까지 지는 것을 뜻한다"며 "아마도 이번 담화가 추가적인 법적 책임으로 문제가 확대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샤자이 대신 오와비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간 총리가 '샤자이'라는 용어를 피한 이유는 과거사 뿐 한국 문화재 반환이라는 법적 책임이 확대될 가능성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게 외교소식통의 설명이다.
특히 법적 문제로 확대되기 시작하면 양국은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이라는 기반을 바꿔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한일관계의 전반적인 틀을 새로 짜야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결국 이 같은 파장 확대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오와비'라는 표현을 다시 활용하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오와비는 1998년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해 한일공동파트너십을 발표할 당시 일본 정부가 사용했던 표현이기도 하다. 또 일본 정부가 그동안 기회 있을 때마다 사죄의 뜻을 나타내는 표현으로 활용해왔다. 간 총리의 담화가 과거보다 진전이 있다고는 하지만 과거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런 사죄 표현 방식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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