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한국 끌어들여 中 견제 의도”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12일 03시 00분


中-홍콩 언론 “中에도 사죄하고 문화재 반환을”

“일본은 한국에 한 것처럼 중국에도 사죄하고 약탈 문화재를 반환하라.”

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총리가 한일 강제병합 100년을 맞이해 한국에 사죄하고 조선왕실의궤 등 식민시대 때 약탈한 도서를 반환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중국과 홍콩 언론은 11일 이처럼 주장했다. 1930년대 일본의 중국 침략에 대해 사과하고 일본으로 빼돌린 중국 문화재를 반환하라는 요구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의 국제시사자매지 환추(環球)시보는 이날 ‘일본이 사죄한 시기가 매우 민감하다’라는 제목의 1면 머리기사와 함께 ‘중국 누리꾼 98%가 일본이 중국 침략에 대해서도 정식으로 사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자체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를 게재했다. 중국공산주의청년단 기관지 중국청년보도 이날 ‘일본 총리의 식민통치 사죄…중국에도 사죄할까’란 제목의 기사에서 “일본 민주당 정권이 일중 관계를 어느 정도 중시하는지를 보자”고 강조했다. 홍콩 밍(明)보는 중국인들 사이에 “일본이 한국 문화재는 반환하는데 중국 것은 언제 반환하냐”는 논의가 뜨겁다고 보도했다. 한 중국인 전문가는 “도쿄 국립박물관에 1만여 점이 넘는 중국 문화재가 보관돼 있다”고 주장했다.

또 환추시보는 “일본은 과거 중국과 한국을 침략해 놓고 한국에만 사죄했다”며 “일본이 한국을 끌어들여 중국을 견제하려는 것 아니냐”며 일본 총리의 사죄 의도에 의문을 제기했다. 일부 중국 언론은 일본 총리의 사과는 미국이 동맹국들을 더 단결시켜 중국과 북한에 대항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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