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한국의 이란제재 동참 직접 챙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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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타격 주는데 필수 판단… 日정부에도 외교력 총동원

‘핵 없는 세상’ 구현을 최고의 외교안보정책 어젠다로 내세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이란과 북한의 핵개발은 미국이 막아야 할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취급된다. 오바마 행정부는 이란이 아직까지 핵실험을 감행하지 않았고 이란의 핵무기 개발이 주변국의 연쇄 핵무장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란 압박에 외교력을 총동원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한국이 이란에 대한 포괄적인 제재에 동참하는 것이 제재의 실효성을 높이는 데 필수적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버트 아인혼 미 국무부 북한 이란 제재담당 조정관은 이달 초 한국 방문 기간에 한국이 적극적으로 이란 제재에 동참해 미국이 원하는 이란의 핵개발 중단 노력이 실효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 “현재 아인혼 조정관의 관심은 북한 제재보다는 이란에 대한 실효성 있는 조치에 쏠려 있다”며 “오바마 대통령을 포함한 최고위 정책 결정자들의 생각도 같다”고 말했다.

이란 제재를 결정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1929호 결의와 미국의 이란제재법 통과 이후 유럽연합(EU) 캐나다 호주 등이 강력한 제재 조치를 취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일본 등 동북아 지역 동맹국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것. 한국과 일본의 경제력을 감안하면 이란의 경제활동에 실질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이다.

이란 제재 문제는 6월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렸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 간의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도 “이란 제재는 한국 정부와 수개월간 얘기해 온 문제”라고 했다. 이란이 핵개발에 성공해 이스라엘-이란-파키스탄-인도-중국-북한 등으로 이어지는 일종의 ‘핵벨트’가 만들어지는 것은 미국이 가장 우려하는 사안이다.

한편 제임스 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1일 CNN 인터뷰에서 미국과 EU가 취한 추가적인 이란 제재 조치에 대해 언급하며 “핵개발 저지를 위한 또 다른 방안을 찾기에 앞서 현재의 조치가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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