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추락으로 세 동강 난 채 처참하게 부서진 비행기. 매캐한 연기 속에서 승객들이 비틀거리며 빠져나오기 시작했다. 한 살배기 아기를 포함해 생존자는 모두 130명. 131명의 탑승자 중 단 한 명만이 목숨을 잃었다. 16일 콜롬비아에서 발생한 비행기 사고가 ‘기적’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17일 외신들은 현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조종사의 침착하고 숙련된 대응이 대형 참사로 이어지는 것을 막았다”고 보도했다. AP, AFP통신 등에 따르면 콜롬비아의 수도 보고타를 출발해 산안드레스 섬 공항에 착륙을 준비하던 ‘아이레스 에어라인’ 소속 보잉 737-200 여객기가 16일 오전 1시 49분경 갑자기 급전직하했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천둥번개가 치는 상황이었다.
콜롬비아 당국은 당시 기상 상태와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번개나 돌풍, 갑작스러운 기류변화 등으로 일어난 사고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124명의 승객과 6명의 승무원은 목숨을 건졌다. 평소 심장질환을 앓던 65세 할머니 한 명만 병원으로 이송되는 도중 숨을 거뒀다.
부상자들을 치료하고 있는 아모르데파트리아 병원의 로베르트 산체스 박사는 “사고 규모를 봤을 때 (인명 피해와 부상 규모가) 믿을 수 없는 수준”이라며 “희생자가 훨씬 많을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부인과 함께 비행기를 빠져나온 한 남자 승객은 “하나님이 주신 기적”이라고 했다.
오를란도 파에스 콜롬비아 국립경찰 총장은 “조종사의 프로 근성이 비행기의 활주로 이탈을 막아냈다”고 칭찬했다. 다비드 바레로 콜롬비아 공군 대령도 “능력 있는 조종사 덕분에 비행기가 공항과 충돌하는 것을 피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조종사의 신원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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