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바오 “인민이 정부 비판할 수 있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23일 03시 00분


“中 정치개혁 없으면 경제개혁 열매도 잃어”

중국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20일 “중국은 경제개혁에 이어 인민이 정부를 비판할 수 있는 정치개혁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 총리는 광둥(廣東) 성 선전(深(수,천)) 경제특구 지정 30년을 기념해 선전을 방문한 자리에서 광둥 성과 선전 시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선전은 1980년 8월 26일 주하이(珠海) 샤먼(廈門) 산터우(汕頭) 등과 함께 처음으로 경제특구로 지정됐으며 당시 3만 명의 인구가 1400만 명으로 늘어날 만큼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원 총리는 “개혁개방 30여 년이 지난 지금 중국은 경제개혁과 함께 정치개혁이 추진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정치개혁 없이는 경제체제 개혁의 열매도 잃게 되고, 현대화 건설도 불가능하다”고 역설했다.

원 총리는 정치개혁의 내용으로 △인민의 민주 권리와 합법적 권리 보장 △경제 사회 문화 등 분야의 법에 의한 관리 △권력이 과도하게 집중돼 억제되지 않는 문제의 해결, 특히 인민이 정부를 비판하고 감독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원 총리는 부패를 엄정히 처벌하고 공평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건설하기 위해 약자를 보호하고 돕는 나라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 총리는 “개혁개방이 정체되거나 퇴보하면 최근 30년의 성과에 대해 장례식을 치르는 것”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원 총리는 20일과 21일 이틀간 선전의 구석구석을 살피며 개혁개방의 성과를 치하하고 선전을 ‘창의의 수도’라고 명명해 격려했다. 또 “선전박물관에 마련된 ‘개혁개방의 총설계사’ 덩샤오핑(鄧小平) 동상에 헌화하고 덩 지도자가 없었으면 중국의 하늘과 땅이 바뀌는 변화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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