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두드려도 집 안은 기척이 없었다. 결국 강제로 문을 딴 경찰. 차디찬 공기가 집 안을 감돌았다. 탁자 위엔 가지런히 분리된 휴대전화와 유심카드. 욕실에는 커다란 여행가방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 있다. 그리고 그 가방 속엔 비밀첩보원의 시신이 토막난 상태로 들어있었다.’
추리소설의 한 장면이 아니다. 최근 영화 ‘007’로 유명한 영국 비밀첩보기관 MI6의 한 요원이 런던에서 시신으로 발견돼 영국이 들썩이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에 따르면 이 첩보원의 시신은 23일 오후 런던 핌리코 지역 자택에서 발견됐다. 주위 이웃들이 평범한 케임브리지대 대학생으로 믿었던 그는 영화 속 제임스 본드처럼 ‘해외 스파이 업무’를 전담하는 MI6 소속이었다. 런던경찰청은 “보안 문제로 자세히 알려줄 수 없다”고 밝혔지만, 현재까지 30대 초반 백인 남성이란 것만 공개됐다.
일간지 가디언은 “타살로 추정되는 이번 사건은 모든 게 의문투성이”라고 지적했다. 시신이 가방에 든 것도 이상하고, 휴대전화가 유심카드가 분리된 채 놓여 있었던 것도 미심쩍다. 당시 요원은 열흘쯤 연락이 끊긴 상태였는데, MI6 본부에서 겨우 1마일(약 1.6km) 떨어진 자택을 지금껏 확인하지 않았다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사인은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부패 정도를 보건대 숨진 지 며칠 됐으며, 누군가 강제로 침입한 흔적은 눈에 띄지 않았다.
한편 대중지 더선은 전직 MI6 요원의 입을 빌려 “이번 사건은 국제테러단체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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