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선, 호세프 후보 과반득표 실패… 결선서 판가름
브라질의 첫 여성 대통령 탄생이 4주 미뤄졌다.
3일 치러진 브라질 대통령선거 개표 결과 집권 노동당 지우마 호세프 후보(62)가 유효 투표의 46.9%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브라질 헌법은 1위 후보의 유효득표가 50%를 넘지 않으면 2위 후보와 결선투표를 치르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호세프 후보는 32.6%를 얻어 2위에 오른 브라질사회민주당 조제 세하 후보(68)와 이달 31일 마지막 대결을 벌인다.
호세프 후보는 브라질 국민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현 루이스 이냐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이 직접 지목한 후보다. 룰라 대통령 아래서 대통령비서실장 겸 정부 수석장관을 지낸 호세프 후보는 브라질의 급속한 경제성장과 룰라 대통령의 인기를 업고 이미 상반기부터 대통령 당선이 유력했다. 선거 전 치러진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50%를 훨씬 넘는 지지율로 세하 후보를 멀찌감치 밀어냈다. 결선투표가 벌어질 가능성은 희박했다.
로이터통신은 4일 호세프 후보가 결선투표까지 밀려 간 데에는 선거운동 막바지인 지난달 그의 참모가 연루된 뇌물수수 사건이 터진 데다 또 다른 여성 후보인 녹색당의 마리나 시우바 후보(52)가 그의 표를 잠식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선거 직전 여론조사에서 14%의 지지율을 보였던 시우바 후보는 19.3%의 득표를 기록했다. 이는 낙태에 동조하는 호세프 후보에 대해 브라질의 복음주의파 개신교도가 등을 돌리고 같은 복음주의파 개신교도인 시우바 후보에게 표를 던졌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물론 호세프 후보가 31일 열리는 결선투표에서 질 것이라는 예측은 아직 찾아보기 힘들다. 호세프 후보는 실망스러운 표정이 역력했지만 이날 지지자들에게 “우리는 전사이며 도전에 익숙하다”면서 “결선투표에서 분명히 이길 것”이라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AFP통신은 “결국 최종 승부는 ‘또 다른 여성’ 시우바가 쥐고 있다”고 전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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