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바오 총리, 美에 반격 “유럽도 보호무역 거부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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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5일 03시 00분


“中수출품, 이미 美서 생산 중단한 것… 위안화 절상한다고 美일자리 늘겠나”

“일부 미국 사람들, 특히 일부 미 의회 의원들은 중국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중-미의 무역불균형 문제를 정치쟁점화하고 있다. 이는 올바른 일이 아니다.”

원자바오(溫家寶·사진) 중국 총리가 3일 위안화 절상을 압박하고 있는 미 의회에 대해 정면 반발했다. 그리스를 방문 중인 원 총리는 이날 아테네에서 이례적으로 미 CNN 방송 대담프로그램인 ‘파리드 자카리아 GPS’와 인터뷰를 하고 지난주 미 하원 전체회의를 통과한 ‘공정무역을 위한 환율개혁 법안’을 강하게 비난했다.

원 총리는 ‘위안화를 절상하는 것이 중국에 좋은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중-미 간 무역불균형 문제는 미국이 제조업 부문을 폐쇄하고 서비스 상품을 늘렸기 때문에 발생한 구조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의 대미 수출상품은 더 이상 미국에서 생산되지 않는, 부가가치가 낮은 저가품”이라며 “미국이 이런 상품을 다시 제조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원 총리는 이어 “미국이 중국 상품을 사지 않는다면 인도나 스리랑카, 방글라데시에서 상품을 사들여야 할 것”이라며 “이런 방식은 중-미의 무역불균형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원 총리는 또 “중국은 미 국채 9000억 달러어치를 갖고 있을 정도로 두 나라 경제는 긴밀하게 서로 연계돼 있다”며 “무역흑자를 낸다고 해서 반드시 환율정책과 연계돼 있는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러한 발언은 위안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낮춰 헐값에 미국에 들어오는 중국 상품을 막고 궁극적으로 미국 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무역정책이 논리에 맞지 않는다고 반박한 것이다.

한편 원 총리는 유럽에 대해서도 보호무역을 거부하라고 촉구했다. 원 총리는 3일 아테네 그리스의회에서 연설을 통해 “유럽이 가능한 한 중국의 완전한 시장경제 지위를 인정하고, 첨단기술 수출 제한을 완화하며, 보호무역주의를 거부함으로써 양측 교역이 증진할 수 있는 환경이 배양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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