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세계은행 워싱턴 연차총회 가보니…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8일 03시 00분


형식 걷어내고… 각국 대표연설 서면으로 대체
알맹이 채웠다… IMF 구조개혁-환율 난상토론

8∼10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의 겉과 속이 예년과 확연히 달라져 그 결과에 국제적 관심이 쏠린다. 회의 형식이 각 나라 대표의 형식적인 연설을 없애고 실질적 토론 위주로 바뀌었고 회의 내용도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를 한 달여 앞두고 IMF 구조개혁과 미국 중국 간 환율전쟁의 전초전 양상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이희수 IMF 상임이사는 7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작년까지만 해도 187개 회원국 중 절반인 90여 개국의 재무장관이 5, 6분씩 대표연설을 하는 것이 회의의 핵심이었다”며 “올해는 대표연설을 서면으로 대체하고 다양한 주제별로 실질적인 토론을 한다”고 말했다. 회의 기간에 △세계경제 회복 방법 △대(對)아프리카 무역 문제 △저소득 국가의 부흥 전략 △글로벌 재정 및 금융 체제의 미래 △분쟁지역에 대한 투자 등을 주제로 난상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회의 참석차 워싱턴을 방문한 이주형 수협은행장은 “대표 연설을 하면 나라 간의 눈에 보이지 않는 세력 대결, 기 싸움이 있었다”며 “민간 은행장들은 재무장관 연설 때 총회장을 지키며 박수를 쳐주는 것도 중요한 역할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올해는 그런 형식적 행사의 거품이 빠져 관심 있는 회의 내용을 경청하고 업무 관련 파트너들을 만나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이 행장은 덧붙였다. 그도 이런 분위기에 맞춰 수행비서 없이 ‘나 홀로 출장’ 중이었다.

IMF WB 관계자들은 회의 내용에 대해 “IMF 개혁 이슈가 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타결되려면 이번 총회에서 실질적이고 생산적인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미중 간 환율 논란도 자연스럽게 회의의 주요 관심사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IMF 총재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환율이 정책무기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이것이 현실화하면 글로벌 경제 회복에 심각한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한국대표인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번 총회를 G20 서울 회의의 성공을 위한 초석이 되도록 이끌면서 환율 논란이 주요 회원국 간 심각한 갈등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하는 이중의 부담을 지게 됐다.

워싱턴=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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