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테러에 직면”… “美, 선거의식 과장”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9일 03시 00분


실체 논란… 獨, 45명 추가 추적

독일 정보기관이 테러를 저지를 우려가 높은 또 다른 일군의 사람들을 추적하고 있다고 8일 미국 ABC방송이 보도했다. 이 방송은 독일 정보기관 관료들이 “독일에서 테러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과정에서 ‘잠재적으로 위험한’ 45명의 뒤를 쫓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번 테러 음모를 미국 당국에 밝힌 아프가니스탄 출신 독일인 아흐메드 시디키 씨를 비롯해 독일인 다수가 이번 유럽 테러 계획에 깊이 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보 7일자 A21면 참조 獨, 유럽테러 음모 독일인 주도에 당혹

이와 관련해 제인 홀 루트 미 국토안보부 부장관은 이날 룩셈부르크에서 유럽 각국 내무장관과 회의를 갖고 “유럽은 끊임없는 테러의 위협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미국이 경고한 유럽 테러 계획의 내용을 듣기 위해 유럽 내무장관들이 초청한 이 자리에서 루트 부장관은 현재 유럽이 처한 현실을 설명하고 위협은 지속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그러나 루트 장관과의 회의를 마치고 나온 토마스 데메지에르 독일 내무장관에게서는 다른 분위기가 감지됐다. 그는 “우리는 (이번 테러 계획이) 구체적인 목표도, 날짜도, 테러그룹도 없다는 데 동의했다”고 비꼬듯 말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도 이날 유럽 테러 계획이 실체는 없고 부풀려졌다는 의혹이 가시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와지드 샴술 하산 주영 파키스탄 대사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패배가 예상되는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가 테러 계획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지난달 말 미군 무인폭격기와 헬리콥터의 공격으로 파키스탄 민간인이 숨져 반미 감정이 커지자 이를 무마하기 위한 시도”라고도 했다.

유럽 정보기관 고위층 사이에서도 이번 테러 계획이 “과장됐다”며 일축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파키스탄·아프가니스탄 접경지역에서 훈련받은 유럽 국적 사람들이 주요 도시에 대한 테러를 벌일 수 있다는 점은 이미 몇 개월 전부터 유럽 정보기관도 포착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동안 결실을 볼 만큼 테러 계획이 무르익었다는 미국의 주장은 터무니없다는 것이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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