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상원 “경비원 중 탈레반 대원-연계세력 존재”
“미국 돈이 테러단체 지원하는 꼴” 검증 강화 촉구
미국이 돈을 주고 고용한 아프가니스탄 사설 경비업체에 탈레반 조직원이나 탈레반과 연계된 세력이 직원으로 있다면 현지 미군들의 심정은 어떠할까.
탈레반 혹은 그와 연계된 세력이 아프간 주둔 미군시설을 지키는 사설 경비업체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가 7일 보고서에서 밝혔다.
상원 군사위는 이로 인해 아프간 주둔 미군이 기습공격을 당할 위협에 노출된 반면 탈레반은 오히려 미국 정부로부터 경제적 이득을 얻고 있다고 지적하고 개선을 촉구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칼 레빈 상원 군사위원장은 “미국이 의도와는 상관없이 탈레반과 연계된 군벌의 세력을 키움으로써 미군과 연합국 군대가 위태로워지는 점을 우려한다”고 말했다. 군사위는 앞으로 아프간 출신 경비대원 수를 줄여나가고, 경비대원을 새로 채용할 때 미국 국익에 반할 소지가 있는지를 철저하게 검증하라고 행정부에 권고했다. 상원 보고서는 2007∼2009년 미국과 아프간 현지 사설 경비업체가 체결한 125건의 계약을 조사한 뒤 작성됐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아프간 경비대원에 대한 감독은 사실상 전무했다. 미국이 미군기지를 지키는 경비대원이 누구인지를 검증할 만한 독자적인 정보가 없어 탈레반 조직원이 미군기지 경비를 맡았던 사례도 있었다. 또 2008년에는 탈레반 간부가 회의를 열고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주택을 미군이 폭격했는데 이 집은 미군에 고용된 경비업자의 소유였고, 당시 경비업자는 자신의 조카인 탈레반 간부를 몰래 만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에 고용된 경비업체들이 안전한 물자 수송을 위해 탈레반이나 다른 군벌에 거액의 뇌물을 갖다 바치기도 했다. 보고서는 “아프간 계약업체의 확대는 때때로 미군이 싸워야 할 탈레반을 지원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레빈 위원장은 “우리는 미국의 달러가 미국의 국가이익에 상반되는 행동을 하는 세력의 호주머니로 흘러들어가는 것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사설 경비업체에 소속된 경비대원 2만6000여 명의 대부분이 아프간 정부가 통제할 수 없는 군벌과 연계돼 있다며 사설 경비업체들이 현역 군인이나 경찰을 빼오기도 해 탈레반에 맞설 강한 아프간 정부를 만들려는 미국의 계획을 방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방부는 사설 경비업체 운영에 관한 문제점을 시인하면서도 “현지 경비대원을 채용하는 관행을 중단할 경우 아프간 안보상황이 더 악화될 것”이라며 “2만6000여 명을 가까운 시일에 해고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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