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4개국과 터키를 순방 중인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큰손 중국의 씀씀이를 과시했다. 위안화 절상을 두고 유럽연합(EU)과 갈등을 겪었지만 개별 EU 회원국으로부터는 큰 환대를 받았다.
6, 7일 이틀간 이탈리아를 국빈 방문한 원 총리는 이탈리아에 풍성한 선물을 안겼다. 그는 7일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와 함께 양국 간에 태양에너지와 인터넷 분야 등에서 체결되는 약 240억 홍콩달러(약 3조4670억 원) 상당의 합작사업 계약식에 참석했다. 또 원 총리는 수교 40주년 기념행사 및 중국 ‘문화의 해’ 개막식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양국 총리는 ‘경제합작 강화 행동계획’을 마련하고 현재 400억 달러 규모의 양국 연간 무역액을 1000억 달러로 끌어올리는 등 △무역과 투자 △재정 금융 △중소기업 △과학기술 △환경 보호 등 다섯 가지 분야에서 23개 행동지침을 발표했다.
마지막 방문지인 터키에 7일 저녁 도착한 원 총리는 이튿날인 8일 오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날 양국 총리는 무역과 에너지 운송 통신 등 분야에서 8건의 양국 합작계약을 맺는 서명식에 참석했다고 신화통신이 이날 전했다. 터키 앙카라 소재의 한 싱크탱크 전문가는 AFP통신에 “중국이 최근 강하게 주목하는 나라가 터키”라면서 “중국은 경제적 정치적 이유로 터키에 뿌리내리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2일 이번 순방의 첫 방문지로 그리스에 들른 원 총리는 “그리스 국채를 추가 매입하겠다”고 발표해 금융위기 이후 어려움을 겪는 그리스에 큰 도움을 줬다. 원 총리는 △중국이 50억 달러 규모의 선박금융 펀드를 만들어 그리스 해운사들이 중국이 건조한 선박을 구매하는 것을 돕고 △아테네 인근 항구 재건 참여 등을 약속했다. 게오르게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는 당시 “중국이 계속 그리스 국채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것은 어려움을 겪는 우리 경제에 대한 신임투표”라며 “어려울 때에야 진정한 친구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4일 전했다.
원 총리는 6일 브뤼셀에서 위안화 가치 절상과 중국 인권문제 등에서 상당한 거리를 확인한 EU 정상들과의 만남을 제외하고는 각국의 극진한 환대 속에 순방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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