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환율갈등 EU 돈 풀어 각개격파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9일 03시 00분


伊와 3조5000억원 경협 계약… 터키와도 합작사업 8건 도장

유럽 4개국과 터키를 순방 중인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큰손 중국의 씀씀이를 과시했다. 위안화 절상을 두고 유럽연합(EU)과 갈등을 겪었지만 개별 EU 회원국으로부터는 큰 환대를 받았다.

6, 7일 이틀간 이탈리아를 국빈 방문한 원 총리는 이탈리아에 풍성한 선물을 안겼다. 그는 7일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와 함께 양국 간에 태양에너지와 인터넷 분야 등에서 체결되는 약 240억 홍콩달러(약 3조4670억 원) 상당의 합작사업 계약식에 참석했다. 또 원 총리는 수교 40주년 기념행사 및 중국 ‘문화의 해’ 개막식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양국 총리는 ‘경제합작 강화 행동계획’을 마련하고 현재 400억 달러 규모의 양국 연간 무역액을 1000억 달러로 끌어올리는 등 △무역과 투자 △재정 금융 △중소기업 △과학기술 △환경 보호 등 다섯 가지 분야에서 23개 행동지침을 발표했다.

마지막 방문지인 터키에 7일 저녁 도착한 원 총리는 이튿날인 8일 오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날 양국 총리는 무역과 에너지 운송 통신 등 분야에서 8건의 양국 합작계약을 맺는 서명식에 참석했다고 신화통신이 이날 전했다. 터키 앙카라 소재의 한 싱크탱크 전문가는 AFP통신에 “중국이 최근 강하게 주목하는 나라가 터키”라면서 “중국은 경제적 정치적 이유로 터키에 뿌리내리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2일 이번 순방의 첫 방문지로 그리스에 들른 원 총리는 “그리스 국채를 추가 매입하겠다”고 발표해 금융위기 이후 어려움을 겪는 그리스에 큰 도움을 줬다. 원 총리는 △중국이 50억 달러 규모의 선박금융 펀드를 만들어 그리스 해운사들이 중국이 건조한 선박을 구매하는 것을 돕고 △아테네 인근 항구 재건 참여 등을 약속했다. 게오르게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는 당시 “중국이 계속 그리스 국채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것은 어려움을 겪는 우리 경제에 대한 신임투표”라며 “어려울 때에야 진정한 친구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4일 전했다.

원 총리는 6일 브뤼셀에서 위안화 가치 절상과 중국 인권문제 등에서 상당한 거리를 확인한 EU 정상들과의 만남을 제외하고는 각국의 극진한 환대 속에 순방을 이어가고 있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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