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존스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이 이달 말 사임한다. 후임엔 토머스 도닐런 부보좌관이 임명됐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출범 때 임명된 존스 보좌관은 재임 기간 백악관 ‘이너 서클’로 불리는 핵심 참모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자주 갈등을 빚은 ‘아웃사이더’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8일(현지 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재직 2년간 내부 회의에서나 외국 지도자를 만났을 때 항상 일관된 목소리를 내왔던 존스 보좌관이 물러나게 됐다”며 “그는 헌신적인 공복이며 나의 친구”라고 말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령관과 해병대사령관을 거쳐 오바마 행정부 출범과 동시에 국가안보보좌관에 임명된 그는 핵심 참모인 데이비드 엑설로드 선임고문과 람 이매뉴얼 비서실장, 로버트 기브스 대변인 등과 갈등을 빚었고 외교안보팀 내에서도 조정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런 상황에서 도닐런 부보좌관이 사실상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해 왔기 때문에 국가안보보좌관 교체로 오바마 대통령의 대외정책이 크게 바뀔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존스 보좌관이 다른 백악관 참모에 비해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횟수가 많지 않았던 반면 도닐런 부보좌관은 매일 아침 오바마 대통령에게 외교안보 핵심 현안을 브리핑하고 백악관 상황실에서 이란 핵문제와 중동문제 등 현안과 관련해 실무회의를 주재해 왔다. 변호사 출신인 도닐런 부보좌관은 지미 카터 행정부에서 백악관에 근무했고 빌 클린턴 행정부 때는 국무부에서 활동하면서 민주당 지도자들과 30년 넘게 같이 일해 온 인물이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그가 수십 년간 스크린 뒤에서 보이지 않는 막후 실력을 행사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닐런 부보좌관은 지난해 가을 아프가니스탄전과 파키스탄 정책평가를 위한 백악관 토론에서 장기간에 걸쳐 아프간에 대규모 미군 주둔이 필요하다는 국방부 고위 관리 및 군 장성들과 큰 마찰을 빚어 국방부를 화나게 했다. 워싱턴포스트의 밥 우드워드 부편집인이 최근 발간한 ‘오바마의 전쟁’에서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은 “도닐런을 차기 백악관 안보보좌관으로 선택하는 것은 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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