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억 유로의 재산을 가진 유럽 최고의 부자 여성 릴리안 베탕쿠르 씨를 둘러싼 ‘로레알 스캔들’이 모녀간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베탕쿠르 씨의 딸 프랑수아즈 씨가 최근 어머니의 정신 건강 상태가 온전하지 않다며 법원에 법정 후견인 지정을 재요청하자 이에 맞서 어머니는 딸을 고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화장품 회사 로레알 그룹의 대주주 베탕쿠르 씨는 10일 언론사에 자필 편지를 보내 “딸이 나에 대한 후견인 법관 지정 절차에 착수했다는 사실과 함께 내 재산을 대신 관리할 법원 행정관 선임 요청까지 계획했음을 알게 됐다”며 딸을 상대로 소송을 내겠다고 밝혔다. 그는 “더는 이런 집요한 괴롭힘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딸이 나와 가족을 넘어 로레알의 이미지를 망가뜨리는 것도 좌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딸은 내 재산의 대부분을 받았고 나머지는 내 뜻대로 사용할 것”이라면서 “딸의 괴롭힘에 대한 법원의 판단을 구하기 위해 변호사를 통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덧붙였다. 프랑수아즈 씨는 괴롭힘 혐의가 인정될 경우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
이에 앞서 6일 프랑수아즈 씨는 어머니가 건강이 좋지 않아 정상적인 판단을 하기 힘들고 재산을 지키기 힘든 만큼 후견인을 지정해 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그는 전에도 2차례 후견인 지정을 요청했으나 법원은 베탕쿠르 씨의 건강진단서가 없다는 이유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번에도 베탕쿠르 씨는 “건강검진을 받을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프랑수아즈 씨는 베탕쿠르 씨의 친구이자 사진작가인 프랑수아 마리 바니에 씨가 자신의 어머니로부터 10억 유로 상당의 현금 및 고가의 미술품을 편취했다며 지난해 12월 소송을 제기했다. 이른바 베탕쿠르 스캔들이다. 프랑수아즈 씨는 “나에게 상속될 재산의 일부가 악의적으로 빼돌려졌다”고 주장했지만 베탕쿠르 씨는 “나의 판단에 따라 준 것”이라고 맞섰다. 이 재판 과정에서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 측근 에리크 뵈르트 노동장관이 2007년 대선 전 베탕쿠르 씨로부터 불법 대선자금을 받아 갔다는 증언이 나왔고 이에 대한 수사가 별도로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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