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본토에 배치된 핵미사일 50기가 한 시간 가까이 통신이 두절되는 사고가 발생해 미 공군의 허술한 핵무기 관리 실태가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AP통신에 따르면 21일 오전 와이오밍 주의 워런 공군기지에 배치된 미니트맨3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150기 가운데 50기가 늘 유지돼야 하는 발사통제센터와의 통신 연결이 끊겼다. 미 공군은 26일 언론 브리핑을 통해 “핵미사일과의 통신이 정상화될 때까지 1시간 가까이 걸렸다”며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CNN방송은 국방부 소식통을 인용해 지하 통신케이블에 문제가 있었다고 전했다. 군 당국은 즉각 마이크 멀린 합참의장에게 사고 소식을 보고했으나 군 통수권자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6일 오전에야 관련 보고를 받았다고 미 언론은 보도했다.
군 당국은 통신 두절 사고가 일어나자 핵무기 안전을 위해 비상사태 행동계획을 가동했으며 감시병을 핵미사일이 보관된 지하저장고로 보내 핵미사일이 안전한 상태인지를 일일이 점검했다.
군 당국은 “이번 사고를 (외부세력에 의한) 고의적인 파괴 행위로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토드 비시언 공군 대변인은 “핵미사일과 통제센터 간 통신이 끊어졌으나 사고 당시 핵미사일 발사 능력을 상실하지는 않았다”고 강조했다.
미 공군의 핵무기 관리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7년 8월에는 전략폭격기 B-52가 실수로 재래식 탄약 대신 핵탄두 탑재 순항미사일 6기를 실은 채 노스다코타 주의 기지에서 루이지애나 주의 기지까지 미 본토를 종단 비행해 물의를 일으켰다. 또 2006년에는 미 공군이 대만과 무기거래를 하면서 주문받은 헬기용 배터리 대신 핵미사일 기폭장치를 잘못 보내 뒤늦게 이를 회수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2008년 7월에는 핵미사일 발사통제센터 요원 3명이 발사 코드장치를 켜놓은 채 모두 잠을 잔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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