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는 27일 “중국은 서구식 민주주의 정치체제를 답습하지 않고 중국 특색의 정치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8월 20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광둥(廣東) 성 선전(深(수,천))의 경제특구 지정 30주년을 맞아 정치개혁의 필요성을 제기한 이후 계속돼 온 중국 내의 정치개혁 논란을 종식하기 위해 공식적으로 정리한 것으로 풀이된다. 관영 신화통신도 런민일보의 이 글을 이날 머리기사로 소개했다. 이에 대해 중국의 누리꾼들은 “어용학자의 글”이라며 비난을 쏟아냈다.
이날 런민일보는 정칭위안(鄭靑原)이라는 필명 기명 칼럼을 통해 “각국의 정치체제와 정치발전의 길은 그 나라 인민의 의지와 구체적 상황, 역사 문화조건에 의해 결정된다”고 전제하고 “개혁개방 이래 30년간 중국이 이룩한 성과는 현 사회주의 정치제도가 중국 상황에 적합하고 생명력을 지녔음을 입증한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어떠한 정치개혁도 중국의 사회주의를 굳게 지키는 전제 아래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칼럼은 “공산당 지도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정치발전관의 원칙을 견지하되 다수의 정당이 번갈아 집권하거나 삼권분립 체제를 구축하는 등 서구의 민주주의 정치시스템을 답습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 칼럼은 “최근 30년간 개혁개방 과정에서 정치체제 개혁은 멈춘 적이 없다”며 “우리는 민주적 관리와 감독, 인민의 알권리와 참여권 표현권 감독권 보장을 법에 따라 실천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칼럼은 “정치개혁은 △현실과 떨어지지 않고 △단계를 건너뛰지 않으며 △겉만 번지르르하고 실속이 없어서는 안 되며 △공허한 구호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칼럼의 필명 정칭위안은 구체적인 인물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교수나 관료 중에 이런 이름을 가진 사람은 없다. 따라서 이는 칼럼의 취지를 확실히 하기 위해 ‘근본부터 철저히 개혁한다’는 뜻의 사자성어 정번칭위안(正本淸源)에서 필명을 따온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앞서 런민일보는 20일에도 “서구의 다당제와 권력분립은 비효율적이고 분열적”이라며 “중국의 현 정치체제가 중국 상황에 가장 적합한 것으로 판명됐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당 기관지의 글에 대해 누리꾼들은 “개나 돼지의 잡종 같은 어용학자의 글”이라고 맹비난하며 “이런 얘기를 하는 걸 보면 (중국 정계의) 풍향이 불안하다는 뜻 아니겠느냐”며 풍자와 조소를 쏟아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