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이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군사력 팽창을 견제하기 위해 남부 캄란 만(灣) 해군기지를 미국 러시아 등 외국 군대에 개방하고 러시아 일본 등과 대규모 원전 건설 협약을 맺는 등 ‘중국 견제’를 본격화하고 있다.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지난달 30일 응우옌떤중 베트남 총리와의 회담에서 남중국해를 ‘평화와 협력의 바다’로 만들자며 협력을 제안했지만 베트남은 되레 미국 및 러시아, 일본의 대(對)중국 포위 전략의 전초기지로 만들고 있는 것.
떤중 총리는 지난달 30일 하노이에서 열린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3(한국 중국 일본) 정상회의 및 동아시아정상회의(EAS) 폐막식에서 “캄란 만 시설을 외국 잠수함 등 군함에 개방할 것”이라고 선언했다고 중국 관영 환추(環球)시보가 1일 보도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1일 “이는 중국과 아세안 국가 간 분쟁지역인 남중국해에서 해군력을 증강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아세안 정상들이 내년부터 EAS에 미국과 러시아를 초청하기로 한 것도 중국에 잠재적 타격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베트남은 올해 초 러시아로부터 22억 달러 규모로 킬로급 잠수함 6척을 도입하기로 한 데 이어 지난달 31일 러시아와 56억 달러(약 6조3200억 원) 규모의 원전건설 협약에도 서명했다.
캄란 만은 해역 면적 98km², 최대 수심 32m로 항공모함을 포함한 대형 선박 40척이 동시에 정박할 수 있는 세계에서 최적의 자연조건을 갖춘 항구 중 하나로 꼽힌다.
러시아 정부 관계자는 캄란 만 해군기지 사용과 관련해 “유럽 국가들과 해적 퇴치에 노력하기로 합의해 해적 소탕 군함에 대한 신속한 보급을 위한 기지가 필요한 것이지 과거처럼 특정 적대국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베트남은 지난달 31일 일본과도 원자력발전소 건설 협약을 맺어 일본을 끌어들여 중국을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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