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4일부터 3일간 프랑스 방문을 시작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후 주석의 두 번째 국빈방문을 맞이해 파리 오를리 공항에서 후 주석을 반갑게 맞았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후 주석의 45시간 프랑스 방문 기간에 다섯 차례 만나 양국 경제협력 등 다양한 문제를 협의한다.
후 주석의 이번 프랑스 방문에서 중국과 프랑스의 이해관계가 겹치는 부분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후 주석은 이번 방문에서 대규모 원전 계약과 약 100대의 에어버스 구매 등 30억 달러어치 계약을 체결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후 주석이 11, 12일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프랑스가 중국에 대한 공격에 완충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고 4일 분석했다. 서울회의에서 최대 쟁점은 위안화 환율 절상 같은 중국 관련 문제로 중국이 미국 유럽연합 일본 한국 등 다른 국가들로부터 ‘연합공격’을 받고 있다. 따라서 중국은 회의를 며칠 앞두고 프랑스와 미리 입장을 조율해 프랑스가 서울회의에서 완충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한다는 것. 게다가 프랑스는 서울회의 이후 G20의 차기 의장국이다.
중국과 유럽연합의 관계 역시 프랑스를 통해 더욱 좋아질 수 있다. 천치(陳啓) 칭화(淸華)대 교수는 “중국은 프랑스와의 정치적 협조가 중국과 유럽연합의 관계를 안정화시키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후 주석의 방문이 마냥 즐겁지는 않다. 그는 인권과 민주 등을 강조해 왔다. 2008년 12월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이자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달라이 라마를 만나 중국의 보복을 사기도 했다. 당시 중국은 양국 접촉을 매몰차게 중단하고 구매사절단을 유럽 국가들에 보내면서 프랑스를 빼 버렸다. 양국 관계가 정상화하기까지 1년여의 시간이 흘렀다. 이번 후 주석의 프랑스 방문은 삐걱대던 양국 관계의 완전 정상화를 상징하는 이벤트다. 하지만 중국인 류샤오보(劉曉波) 박사가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최근 선정되는 복병을 만났다.
휴먼라이트워치 등 세계 인권단체들은 사르코지 대통령이 후 주석과의 회담에서 중국 인권 문제와 현재 수감 중인 류 박사의 석방 문제를 언급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런민(人民)대 장샤오징(張曉靜) 교수는 “양국 정상의 회의는 단순하고 실용적인 미팅이었는데 노벨 평화상이 위험을 더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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