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양적완화 발표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는 내심 안도했다. 애초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약 2조 달러를 시중에 풀 것으로 예상했지만 지난달 말 경주 G20 재무장관회의에서 환율 합의 후 6000억 달러로 양적완화 규모가 감소하면서 ‘환율 전면전’이 일어날 가능성이 다소 줄었기 때문이다.
G20 준비위 고위 당국자는 4일 “미국 FRB가 일시에 대규모로 돈을 풀기로 결정했다면 사실상 시장에 개입하는 것과 같고 이는 경주 합의를 위반하는 셈이 돼 또다시 환율 갈등으로 치달을 수 있었다”며 “이번 미국의 점진적인 양적완화 결정은 서울 G20 정상회의의 환율 대타협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경주 재무장관회의에서 20개국 경제 수장들은 “선진국은 환율의 과도한 변동성과 무질서한 움직임을 경계한다”고 합의했다. 미국의 대규모 양적완화를 간접적으로 경고한 것이다.
하지만 미국의 양적완화가 환율전쟁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미국의 양적완화는 결국 달러화 가치의 절하를 가져오기 때문에 일본 등 다른 국가들이 자국 통화 가치를 경쟁적으로 낮추게 만드는 데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와 G20 정상회의 준비위도 주요국의 대응에 따라 글로벌 환율 움직임이 재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여전히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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