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호드림호가 6일 석방됐지만 950만 달러(약 105억 원)에 이르는 고가의 석방 비용이 앞으로 두고두고 골칫거리가 될 것이라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 소말리아 해적들이 앞으로 한국인이 선주인 선박을 주요 공격 타깃으로 삼을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정보 소식통들은 소말리아 해적들의 배후에 영국계 브로커들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한 정보소식통은 8일 "삼호드림호가 소말리아 해적 본거지인 호비요 항 연안에서 무려 1500㎞ 떨어진 인도양 공해에서 납치된 것은 검은 세력들이 조직적으로 해적들에게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라며 "영국계 브로커들이 해적들의 활동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삼호드림호의 선사인 삼호해운 측은 피랍 사건 직후 영국계 브로커를 고용해 해적과의 협상을 진행했다. 해적들과의 연결 채널이 대부분 영국계 브로커들이기 때문이다. 삼호드림호 사건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선박 피랍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도 영국계 브로커들이 연계되곤 했다. 물론 여기에는 고가의 선박보험이 영국계 보험사와 재보험 형태로 계약을 맺고 있어 자연스레 영국계 브로커가 활약하게 만드는 환경적 요인이 있다.
이 소식통은 "한국 배가 납치되면 해적들은 한국 언론에 나온 내용을 활용해 협박의 강도를 조절하곤 한다"며 "이는 중간 브로커들이 한국 언론을 구석구석 체크해서 소말리아 해적에 알려주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소말리아 해적들의 활동을 살펴보면 선사와 보험사 협상에 관여하는 사람들이 하나의 서클을 형성해 움직이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며 "국제적인 선사망의 정보와 첩보들이 해적들에게 새나가고 있기 때문에 한국 선박들이 더 큰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덧붙였다.
다른 소식통은 "소말리아 해적이 영국 배를 잡았다는 얘기는 들어보지 못했다"며 "소말리아 해적만의 비즈니스가 아니라 국제적인 조직이 개입돼 체계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케냐 현지 주간지인 '더 이스트 아프리칸'은 4월 초 소말리아 해적이 지난해 선박 납치로 약 1억 달러의 수입을 올렸고 돈세탁을 통해 부동산을 구입할 뿐 아니라 두바이와 런던에 있는 핵심 인물들에게 수익금을 송금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한편 해적활동 근절에 있어서 더 큰 문제는 아덴 만 인근의 다국적군이 해적을 잡더라도 이들을 처벌할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인근 케냐 정부가 소말리아 해적을 체포해 처벌해왔지만 올해 4월 수용능력의 한계를 이유로 해적 인수 중지를 선언했다.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국제형사재판소에서 처리가 가능하지만 네덜란드 정부는 자국 선박을 공격한 해적에 한해 해적을 인수하고 있어 국제적인 협력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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