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大 성적위주 학생선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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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10일 03시 00분


단과대학장 등 교수 11명, 총장에 이례적 집단 건의

“성적만으로 학생을 뽑지 말라.”

중국 명문 베이징(北京)대에서 5명의 단과대학장을 포함한 11명의 교수가 8일 학교 홈페이지에 실명으로 저우치펑(周其鳳) 총장에게 학생 모집에 대한 건의를 담은 공개요구서를 올렸다. ‘공개 연명 건의서’이긴 하지만 중국에서 대학교수들이 이 같은 집단행동을 하기는 이례적이다.

서명 교수 중 단과대학장은 화학원(학원은 단과대) 원장 가오쑹(高松), 공학원 원장 천스이(陳十一), 교육학원 원장 원둥마오(文東茅), 생명과학원 원장 라오이(饒毅), 물리학원 원장 예옌린(葉沿林) 등이다.

이들은 “오랜 기간 학생 모집에 참여해온 교수들이 고급 인재를 배양하기 위한 우려와 기대에서 공개서신을 내게 됐다”며 “성적 위주의 학생선발제도를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금도 고등학교 교장 추천제 등이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오직 성적에만 의존하고 있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교수들은 중국이 전반적으로 이런 상황이지만 베이징대만이라도 개혁에 나서야 한다며 대안으로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에 의한 면접을 결합해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면접에서는 성적은 물론이고 학습의욕과 동기, 창의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고등학교에서의 생활 등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고등학교 교사들도 일부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

다만 이 제도가 본래의 취지를 살려 효율적으로 시행되기 위해서는 정교하고 과학적인 평가방법을 만들고 무엇보다 공정 공평한 원칙을 세워 비리 부패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의 주장에 대해 저우 총장은 “건의서는 현재의 학생선발제도를 매우 진지하고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개혁의 필요성을 설득력 있게 제시했다”면서 “개인적으로 동의한다”며 의견을 올렸다. 다만 저우 총장은 “학생모집제도 개혁은 매우 중대한 사안인 만큼 건의내용을 널리 공지해 의견을 수렴한 뒤 완전을 기해야 한다”며 “많은 의견을 제시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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