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9일 테러범들을 ‘워터보딩(일종의 물고문)’해 얻어낸 정보 덕분에 영국 히스로 공항과 런던의 신흥 금융중심지 커네리워프에 대한 테러공격을 막을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워터보딩은 사람을 눕힌 뒤 얼굴에 물을 뿌려 익사할 때와 유사한 고통을 주는 것으로 비인간적이라는 비난을 받는 심문기법이다.
부시 전 대통령은 이날 보도된 영국 일간 더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테러범 3명이 워터보딩을 당했는데 나는 이 결정이 많은 사람의 생명을 살렸다고 믿는다”며 워터보딩의 효용성을 강조했다. 그는 한발 더 나아가 워터보딩은 고문이 아니며 합법적이고 효과적이며 도덕적으로 옹호될 수 있는 기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워터보딩 등 진전된 심문기법을 사용하지 않았다면 미국 영토에서 추가 테러가 일어났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시 전 대통령은 정식 출간을 앞둔 자신의 회고록 ‘결정의 순간(Decision Points·사진)’에서도 “(워터보딩 등의) 심문기법이 해외에 있는 미국의 외교시설과 히스로공항, 커네리워프, 미국 내 다수의 목표시설물에 대한 테러공격 계획을 분쇄하는 데 기여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회고록을 통해 2003년 이라크전쟁의 원인이 된 대량살상무기(WMD)를 찾는 데 실패한 것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라크에 WMD가 없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나만큼 충격을 받고 화가 난 사람은 없었을 것”이라며 “그 생각을 할 때마다 소름이 끼치고 지금도 그렇다”고 밝혔다. 그는 WMD가 여전히 이라크에 숨겨져 있을지도 모른다고 의심했다. 그러나 부시 전 대통령은 이라크에서 WMD를 찾지 못한 것과 관련해 국민에게 사과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8일 미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사과는 기본적으로 결정이 틀렸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나는 그것(이라크전 개시)이 잘못된 결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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